이순우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이순우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사진)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서 회장이 대우자동차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30년지기다. “상업은행 영업맨일 때 서 회장을 처음 만났어요. 나도 은행권에선 나름 영업의 달인이었는데 나보다 더하더군요.”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 회장은 우리은행 부행장, 서 회장은 셀트리온 창업자가 돼 있었다. “셀트리온이 사업 초기 어려워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어요. 어느 날 밤 ‘형님’ 하면서 전화가 왔어요. 예전에 만난 우리은행 직원들 밥을 사주고 있다고 말이죠. 이런 의리있는 놈이 어딨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허물없이 지내는 형·동생 사이지만 그는 서 회장에게 항상 배운다고 했다. “셀트리온을 하기 전 해외에서 시신 몇 구를 직접 해부했다니 대단한 거죠. 해외에 약을 팔러 가서 의사가 안 만나주면 서 회장이 간호사에게 다가가 링거를 들어준다고 합디다. 그렇게 의사를 설득했다는 얘길 듣고 감명을 받았어요.”
이 회장은 제2, 제3의 서정진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기업가는 이래야 합니다. 이런 놈이 우리나라에 있는 게 감사하죠. 흙수저로 태어나서 스스로 개척한다는 거는 쉽지 않잖아요.”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