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열린 ‘행복토크’ 행사에서 임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열린 ‘행복토크’ 행사에서 임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가 이어지는 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꽝’입니다. 그렇다고 여러분도 저처럼 일하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면 꼰대죠.”

지난 8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행복토크’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워라밸 얘기부터 꺼냈다. 대기업 총수 입에서 나온 ‘꼰대’라는 말에 간담회 시작부터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행사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됐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최 회장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최 회장은 “팀원이 팀장을 선택하고 팀장이 임원을 택하는 인사제도 도입은 어떨까요”라고 한 직원이 질문하자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과감한 발상을 하는 ‘퍼스트 펭귄(선도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 앞에서 자신의 줄무늬 양말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양말 하나만 변화를 줘도 본인 스스로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추진해달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직원들은 ‘남성 직원도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소통을 통한 행복도 강조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 제도, 사람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려면 소통이 필요하고 조그마한 해결 방안부터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 중 하나를 ‘임직원과의 소통’으로 잡았다. 지난 2일 그룹 신년회에선 올해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가 주창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면 회사 구성원이 먼저 회사 생활에 만족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직원들이 소통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여러분도 각자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달성함으로써 행복해지자”고 당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