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원톱 체제…정원재·정채봉·최동수 등 뒷받침
우리금융지주가 11일 지주사 설립 등기를 마치고 오는 14일 출범식을 연다. 우리금융이 가세하면서 국내 금융산업은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이 이끌게 됐다. 각 금융그룹은 지주사 아래 은행을 필두로 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을 계열사로 두면서 본격적인 ‘리딩 금융그룹’ 쟁탈전을 벌일 채비를 하고 있다. 각 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인사들을 분석해 본다.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 원톱’ 체제다. 주주들과 이사회가 2기 우리금융 초반에는 강력하고 일관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손 회장은 내년 3월 말까지 우리은행장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손태승 원톱 체제…정원재·정채봉·최동수 등 뒷받침
손 회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금 사장이다. 정 사장은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이며 나이도 같다. 상업은행 출신인 조 사장은 손 회장과 같은 해인 1987년에 입행했다. 손 회장은 이사회 멤버들은 물론 2명의 CEO들과 주요 현안을 협의한다고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정 사장은 어려운 신용카드 업황에서도 ‘카드의 정석’을 흥행시키며 우리카드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아직 증권 계열사를 두고 있지 않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정한 증권사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한 뒤 우리종금과 합쳐 우량 증권사로 키운다는 포석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정채봉 우리은행 부문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부문장이 실세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부행장보다 높은 부문장 자리를 두고 있다. 다른 은행의 수석부행장이나 선임부행장에 해당한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손 회장이 지주사 조기 정착과 자회사 인수합병(M&A) 작업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 내에선 두 부문장의 책임이 더 막중하다는 평가다.

정 부문장은 영업 및 개인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손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우리은행 내에서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으로 평가받는다. 영업본부장을 거쳐 WM(자산관리)그룹장(상무)으로 임원에 오른 뒤 IB그룹장(부행장)에 이어 작년 말 국내외 영업을 총괄하는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문장은 상업은행 출신으로 영업지원 및 HR그룹을 총괄하며 은행 살림살이를 담당하고 있다. 30년의 은행 경력 중 25년을 본점에서 근무했다. 경영기획, 자금부, 개인고객본부 등을 두루 거쳐 업무지원그룹장(상무)과 기업그룹장(부행장)을 지냈다. 두 부문장의 지휘를 받는 임원은 이원덕 경영기획 집행부행장, 이종인 리스크관리 집행부행장, 하태중 기업금융 집행부행장 등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새로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에 80여 명의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이 중 손 회장과 함께 지주 체제 기반을 갖추고,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핵심 경영진이 박경훈 부사장과 최동수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경영기획본부를, 최 부사장은 경영지원본부를 맡고 있다.

박 부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 경영기획을 거친 ‘전략통’이며 글로벌그룹 상무도 지냈다. 손 회장의 경력을 따라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 회장과는 전략기획팀에서 함께 일한 경력도 있다. 박 부사장은 금융그룹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지주 안착 후 비은행 계열사 M&A 작업 중책도 안고 있다. 최 부사장은 중앙기업영업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 본점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손 회장 체제에서 미래전략단 상무로 작년 우리금융지주 전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도운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