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 손혜원 신재민 폭로 비난 역풍 "윤석열 12년 만에 사시 패스했으니 머리 나쁜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가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신 전 사무관을 향해 "나쁜 머리를 쓰며 위인인 척 위장했다"며 비난했지만 지난 3일 그가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갑자기 해당 글들을 삭제했다.

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돈 벌려고 나온 것이다. 가증스럽다"라고 했다가 삭제한 사실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자 "신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손 의원은 지난 2일 ‘신재민을 분석한다’면서 “'나쁜 머리로 위인인 척 위장', '순진한 표정으로 청산유수 떠다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는 비난성 글을 올리면서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이다. 내 추측으로는 단기간에 큰 돈을 버는 일이었을 것 같다. 학원에서 계약금을 받았다면 얼마를 받았는지, 그 계약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무슨 죄를 지어서, 누구를 피해서 4개월이나 잠적했을까. 모두 알아내고 나서 (그의 주장을 살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된 내용은 "신재민은 2004년에 입학, 2014년에 공무원이 됐다. 고시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죠?"라면서 "나쁜 머리를 쓰며 위인인 척 위장했다"는 대목이다.

현재 33살인 신 전 사무관은 2004년 대학에 입학해 26살이 된 2012년 행정고시에 합격, 2014년 행정직 공무원에 임용됐다.

보통의 대한민국 남성들이 대학에 들어가 군 복무를 해야 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빠르면 빨랐지 결코 늦은 것은 아니다.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양팔 모두 일부 구멍이 있어서 공익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손 의원의 이같은 '나쁜 머리' 지적은 그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기 보다는 인신공격에 급급한 비방이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하게 했다.

한 네티즌은 "설령 10년 공부했다쳐도. 그게 머리 나쁘다는 소리 들을 일인가? 고시 붙은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1~2년 빠르게 붙고 좀 늦게 붙고 이런거 서로 크게 신경쓰지도 않는다. 어려운 공부 붙었다는 걸로 서로 인정해준다. 적폐청산한다는 윤석열 중앙지검장은 입학후 12년 만에 사법시험 합격했다. 손혜원 기준으로는 적폐청산 칼잡이를 제일 머리 나쁜 사람으로 앉힌셈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후 같은 날 신재민 전 사무관은 한때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고 손 의원은 이 소식에 해당 페이스북 글을 삭제했다. 신 전 사무관은 한 숙박업체에서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신 전 사무관의 자살 그와 대학 교육봉사 동아리에서 활동을 함께 한 동기와 선후배들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뉴라이트 출신이라는 등 사실무근의 ‘찌라시’ 및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스스로를 ‘신 전 사무관의 유튜브 방송 이후 안전을 염려해 마지막으로 연락한 대학 친구들(이하 선후배 일동)’이라고 소개한 이들은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우정과 염려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선후배 일동 "대학 시절 뉴라이트 성향의 학생회에서 활동했고, 현 정부 들어 상관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어 학원강사를 택했다" 등의 찌라시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은 대학 1학년 때부터 야학에 모든 것을 걸며 학점도 팽개칠 정도로 열심이었다"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 야학교사로 일하던 동기들이 말려보기도 했지만, 그는 언제나 진심이 통한다고 하며 저희가 보기에는 바보 같다 싶은 행동들을 종종 하고는 했다"고 전했다.

선후배 일동은 호소문에서 정부에 대해 "정부와 일개 전직 사무관은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었으면 한다. 그가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충분히 말하고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이 근무했던 기재부는 지난 2일 그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 금지 위반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