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반토막·민간소비 증가세 둔화…건설투자 2년째 감소전망
취업자 증가폭 10만명대 초반…올해에 이어 부진 지속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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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2%대 중반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을 대체로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세가 반 토막 나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둔화하고, 건설투자도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올해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명대 초반에 그쳐 올해와 비슷한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기저효과로 인해 소폭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30일 연합뉴스가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구기관장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2.4∼2.7%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조사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도훈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여했다.
[2019 경제전망] 한국 경제 2%대 중반 성장…"잠재성장률 하회"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는 기관장 7명 중 1명(KIEP)이 2.7%, 1명(산업연)은 2.6∼2.7%를 제시했다.

2명(KDI·금융연)은 2.6%, 2명은 2.5%(현대연·미래연), 1명(한경연)은 2.4%로 각각 내놓았다.

올해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게 이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정표 KDI 원장은 "내년 우리 경제는 내수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지면서 2.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투자 부진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2.7~2.8%)을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미 하향세로 진입한 투자에 동반해 소비 및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하며 성장 흐름이 2.4%로 약화할 것"이라며 "잠재성장률(2.5~2.6%)은 총체적 둔화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기관장들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통관기준으로 올해 6%대에서 내년 2∼3%대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소폭 증가에 그치고, 수출단가도 반도체 가격 하락과 국제유가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연간 증가율이 올해 대비 반 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지상 산업연구원장은 "품목별로 반도체가 메모리 분야의 수요 확대에도 공급 우위 기조의 지속과 성장 둔화에 따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석유 관련 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전망"이라며 "반면, 조선은 선박 수주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나고 디스플레이도 수출감소 폭이 둔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기관장들은 건설투자는 올해보다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마이너스에서 내년에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로 인한 투자 증가, 하반기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증가세로 반등할 전망"이라며 "다만, 세계경기와 수출경기둔화, 반도체 산업 투자 축소,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보다 다소 둔화할 것으로 연구기관장들은 전망했다.

다만 올해(2.8% 정부 전망치 기준) 대비 2.4%(KDI·현대연·한경연), 2.5%(KIEP), 2.6%(금융연) 등으로 둔화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취업자증가 폭은 올해(11월까지 10만3천명)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난 10만∼12만5천명 안팎이 될 것으로 연구기관장들은 내다봤다.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32만명)와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10만명 내외(KDI·한경연), 올해와 비슷(산업연), 12만명(KIEP), 12만5천명(현대연)이란 수치를 각각 제시했다.

최정표 원장은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과 실업급여 보장성 확대와 함께 성장전망이 높은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해서 창출해 실직자와 신규구직자들의 유입을 촉진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보육·보건·문화 산업 등에서는 고품질 서비스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음에도 기존의 관행이나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지연되고 있는데,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시장형성과 우수인력 유입에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2019 경제전망] 한국 경제 2%대 중반 성장…"잠재성장률 하회"
이동근 원장은 "올해 취업자 수 급감에 따라 내년 취업자 수는 소폭 확대되겠지만, 경제 성장세 둔화,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고용시장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건설 경기 둔화에 따른 취업자 수 급감이 경제에 충격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시기 조절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원장은 "내년 우리 경제의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명 정도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실업률은 4.1%로 올해보다 0.2%포인트 상승해 고용여건이 약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적극적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