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열풍에 인기…추억의 음료 '봉봉·갈아만든 배'
식품업계에 레트로(복고) 열풍이 불면서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음료 3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태htb에서 출시한 ‘갈아만든 배’와 ‘포도봉봉’, ‘파인애플봉봉’은 음료업계의 레트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갈아만든 배와 포도봉봉은 편의점 CU가 집계한 올 상반기 과즙음료 누적 판매량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갈아만든 배는 1996년 처음 출시됐다. 최근 숙취해소 음료로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해외 남성 패션 잡지 GQ는 2015년 9월 호주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실험 결과를 인용해 ‘음주 전 갈아만든 배를 마시게 하자 두통이 완화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관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갔다. 인기 유튜버인 ‘영국남자’에서 ‘세상에서 가장 엽기적인 숙취해소 음료’로 갈아만든 배가 소개됐다. 입소문이 번지며 이 동영상은 80만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레트로 열풍에 인기…추억의 음료 '봉봉·갈아만든 배'
해외에서는 갈아만든 배의 한글 브랜드명 ‘배’ 글자가 마치 영문 IdH처럼 보여 IdH라는 애칭이 붙었다. 해태htb는 갈아만든 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함유한 ‘갈아만든 배 by 숙취비책’을, 올해 3월에는 강렬하게 톡 쏘는 탄산을 추가한 ‘갈배사이다’를 출시했다.

포도봉봉과 파인애플봉봉도 시대를 역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음료다. 포도봉봉은 갈아만든 배와 함께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즙음료 상위권에 올라 있다. 포도·파인애플 봉봉은 1980~1990년대 감성을 즐기는 젊은 층과 어릴 적 향수를 가진 40~50대 고객 모두에게 인기다.

음료 패키지는 최근 포도와 파인애플의 알갱이를 더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패키징 상단에 포도와 파인애플 이미지를 추가하고 패키징 표면에 ‘싱그러운 과즙 속에 알갱이가 쏘옥’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포장 디자인으로 소비자 향수를 더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포도봉봉은 1981년 출시 당시 기존 음료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공법으로 주목받았던 제품이다. 포도봉봉 속 알갱이는 실제 포도 껍질을 벗기고 씨를 빼내는 공정으로 만든 실제 포도알이다.

출시된 지 약 40년이 다 돼가는 이 제품은 최근 레트로 열풍을 타고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포도봉봉을 이용해 워터 젤리를 만들거나 이를 활용한 디저트를 만들어 온라인상 공유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해태htb 관계자는 “풍부한 과즙과 펄피(과채 알갱이)의 식감은 젊은 세대에게는 즐거움과 새로움을, 중년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