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안 사고 빌려써요"…생활가전, '렌털 서비스' 뜬다
가전제품을 빌려 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렌털 가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렌털 가전은 한 번 구입하면 그만인 기존 제품과 달리 꾸준히 관리 받을 수 있어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렌털 사업은 경기가 어려워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선호도가 높다.

18일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생활가전 렌털시장은 2016년 5조5000억원에서 올해 7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가전 렌털시장이 2020년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연평균 13%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렌털 가전은 과거 정수기, 비데, 연수기 정도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건조기,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으로 품목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비스도 필터(직수관) 교체, 청소에서부터 성능 테스트, 핵심 부품 교체까지 다양해졌다.

렌털 시장 성장에는 경기불황과 1인 가구 증가가 있다.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렌털 가전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주거 면적이 좁아 집을 늘리는 데 부담을 갖는 1인 가구가 렌털 가전을 선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상철 렌털스토어 매니저는 "물건을 구입하고 소유하는 소비 개념이 바뀐 것도 한 몫했다"며 "렌털이 하나의 소비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가전 렌털시장 1위 업체는 단연 코웨이다. 정수기와 비데로 고객층을 확보한 코웨이는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 LG전자, SK매직, 교원, 쿠쿠 등이 뒤를 쫓고 있는데 LG전자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09년 렌털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올 3분기 누적 렌털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렌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조직개편에서는 케어솔루션조직을 격상시키는 등 렌털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SK매직, 교원, 쿠쿠 등도 비슷하다. 이들은 의류관리기, 건조기, 에어컨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만큼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매달 5만원 미만) 경쟁력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업계 1위 삼성전자는 당분간 렌털 서비스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조기, 세탁기, 에어드레서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전문 렌탈 유통업체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전 렌털사업이 앞으로 생활가전 사업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생활가전 렌털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떠오르면서 업체들이 앞다퉈 렌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신규 가전이 늘어나면서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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