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터키 이스탄불의 신공항에 스마트 사이니지(상업용 광고판) 700여 대를 설치했다. 전체의 3% 정도인 24대는 화질과 밝기가 선명한 LED 사이니지로 채웠다. 설치면적은 1012㎡로 공항 내부에 설치된 LED 스크린 중 세계 최대 규모다. 국제 규격 농구코트(420㎡)의 약 2.4배 크기다.
삼성전자가 4대 미래성장사업 중 하나인 5세대(G) 통신사업을 짊어질 네트워크사업부장에 전경훈 부사장(56·사진)을 기용했다. 지난 12일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서다. 삼성 안팎에선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에서 20년 이상 학생을 가르친 교수 출신 임원에게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장 직책을 맡긴 첫 사례기 때문이다.전 부사장은 198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2012년 삼성전자 DMC연구소 차세대통신연구팀장(전무)으로 영입되기까지 27년간 학계에 몸담았다. 미국 미시간대 전자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미국 델라웨어대 조교수(1989~1991년)를 거쳐 1991년부터 2014년까지 23년간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DMC연구소(현재 삼성리서치에 통합)에 차세대통신연구팀장(전무)으로 영입됐다. 포스텍 교수직을 겸임하는 조건이었다.통상 삼성전자로 영입된 대학 교수들은 새로운 혁신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전수한 뒤 다시 학계로 돌아가거나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 부사장은 달랐다. 영입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더니 이듬해인 2015년 IM(IT·모바일) 부문 차세대사업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 무렵 겸임하던 교수직도 뗐다. 당시 전 부사장은 “5G 기술이 기존 모바일산업을 뛰어넘는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진도 전 부사장을 전폭 지원했다. 차세대사업팀에 네트워크, 모바일 단말기(휴대폰), 칩셋(통신칩)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의 핵심 인재들을 몰아줬다.지난해부터는 네트워크사업부 개발팀장을 맡았고, 그로부터 불과 2년 만에 매출 10조원 안팎의 네트워크사업부를 총괄하는 사업부장 자리에 올랐다. 입사 6년 만에 ‘선행기술 연구-사업화-상용화-사업부장’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 부사장의 강점은 이론보다 현장과 실무를 중시하는 ‘실사구시’ 정신”이라고 했다. 교수 출신 임원들이 이론을 앞세우며 자기 주장을 고집하다가 물러난 전례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리더십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내부 관계자는 “꼼꼼한 성격에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 상사뿐 아니라 부하들도 두루 좋아한다”며 “의전이나 격식도 꺼려 ‘상명하복’ 문화가 남아 있는 네트워크사업부 조직에서 단연 눈에 띄는 리더십”이라고 전했다.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삼성전자가 전체 임직원에게 ‘연말 보너스’를 지급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반도체·부품(DS) 부문 임직원은 최대 한도인 ‘월 기본급의 100%’를,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낸 IT·모바일(IM) 부문은 월 기본급의 25%를 받게 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오는 24일께로 예정된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 계획을 밝혔다. TAI(옛 생산성격려금·PI)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사업부별 목표 달성 여부를 감안해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사업 부문 및 산하 사업부 실적 등을 토대로 A~D 등급으로 분류한 뒤 월 기본급을 기준으로 0~100%를 지급한다.DS 부문의 메모리, 시스템LSI 사업부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본급의 100%를 받는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와 비슷한 50~75%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의 공세 등에 밀려 고전하는 IM 부문은 25%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지급한 특별성과급도 사업부문별로 차등을 뒀다. DS 부문은 월 기본급의 300~500%, CE와 IM 부문은 100%를 받았다.업계에서는 내년 초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OPI·옛 PS)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PI는 초과이익의 20% 내에서 연봉의 50%까지 준다는 점에서 지급 규모가 특별성과급 및 TAI보다 크다.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6% 이상 떨어지는 조정장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모두 어려운 한 해를 보냈지만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훨씬 컸다.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바이오주 등에 과감히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탓이다. 개인투자자는 올해도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됐다.삼성전자·셀트리온의 ‘배신’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 들어 지난 17일까지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27.67%로 집계됐다. 외국인(-8.74%)과 기관(-10.18%)보다 손실률이 두 배 이상으로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보다 11.61%포인트 낮았다. 개인은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2조53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개인투자자들을 울린 것은 반도체, 바이오, 레버리지 ETF로 요약된다. 올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7조6359억원 순매수)는 연초 대비 23.18% 떨어졌다. 지난 4월 액면분할로 투자 문턱이 낮아져 ‘국민주’로 거듭났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작년에는 41.40%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를 웃게 했지만 올해는 ‘1년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깊은 상처를 남겼다.바이오주도 개인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작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바이오주 열풍에 빚까지 내며 투자를 감행한 사람이 많았지만 올해 금융당국의 바이오기업 회계감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개인이 1조6315억원어치를 사들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들어 34.44% 떨어졌다. 셀트리온은 연간 기준으로 2.99% 하락했지만 3월 고점(39만2000원) 대비로는 45.28%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워낙 커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주체도 개인이었다.지수형 레버리지 ETF도 개인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개인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두 배가량 수익을 낼 수 있는 ‘KODEX 레버리지’를 8329억원어치,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76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도 두 배로 커지는 고위험 상품이다. 올 들어 KODEX 레버리지는 34.53%,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43.21% 떨어졌다. 지수가 곧 회복될 것으로 믿고 뭉칫돈을 넣었다가 큰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았다.“단타·조급증이 화 불러”남북한 경제협력주, 정치테마주 등에 뒤늦게 올라탔다가 손실을 본 개인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조급함과 단기적 시각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변동성이 큰 바이오주나 테마주로는 극히 일부 개인투자자만 돈을 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주가 흐름을 보고 단타로 투자하는 것이 손실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ETF 전체 거래량에서 레버리지 및 인버스(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 ETF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미국은 이 비중이 17%에 불과하다. 국내 레버리지 ETF 거래량의 절반은 개인이 차지하고 있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레버리지 ETF를 주로 활용하는 투자 주체는 헤지펀드”라며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일반 ETF를 장기적 관점에서 보유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말했다.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평소 거시경제를 눈여겨보면서 투자해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지수에 충격을 줄 만한 이벤트가 예상될 때 단기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은 올해 삼성물산(1조618억원)을, 기관은 셀트리온(1조8795억원)을 투자 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았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