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J&J)이 자사 제품인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수십년간 공개하지 않고 숨겨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존슨앤드존슨 내부 메모와 보고서, 법정 증언 등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존슨앤드존슨의 경영진과 광산 매니저, 의료진, 변호사들이 활석(滑石)과 완제품 파우더에 대한 시험에서 소량의 석면이 양성반응을 보인 것을 지난 1971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어 존슨앤드존슨 관계자들은 석면검출 사실을 논의했지만 이를 규제 당국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자사의 베이비파우더는 "석면으로부터 자유롭다"면서 관련 보도를 "허위"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회사 글로벌 미디어 담당 부사장인 에르니 크네비츠는 "우리가 사용하는 활석에는 석면이 포함되지 않았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수천건의 독립적인 시험 결과로부터 초점을 흐리려는 계산된 시도"라면서 밝혔다.

앞서 세인트루이스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7월 베이비파우더 등 제품을 사용하다가 암에 걸렸다고 주장한 22명에게 46억9000만 달러(약 5조3208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한 바 있다.

당시 원고들은 존슨앤드존슨이 만든 베이비파우더를 비롯한 활석분이 든 화장품 제품을 쓰다가 난소암에 걸렸다면서 소송을 냈다.

이들 역시 존슨앤드존슨이 1970년대 이미 내부적으로 활석분에 암을 유발하는 석면이 섞인 사실을 알고도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두 건의 유사한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은 최대 4억17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모두 뒤집혔다.

존슨앤드존슨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0.04%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