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銀 "경상수지 3개월 연속 흑자"…리라화 하락·수입억제책 영향
상품·서비스 할부 제한에 수입품 매출 직격탄
터키 '위기' 후 흑자 행진…韓 등 외국 소비재기업 '울상'
터키가 리라화 급락사태를 넘긴 후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강력한 수입억제책의 효과로, 한국 등 외국 소비재기업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터키 중앙은행은 올해 10월 경상수지가 27억7천만달러(약 3조2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작년 같은 달 터키는 38억3천만달러 경상수지 적자를 봤다.

터키 경상수지는 올해 8월 3년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3개월 연속으로 흑자 행진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 터키 매체들이 전했다.

올해 8월과 9월에는 각각 25억9천만달러와 18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터키가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에서 탈출한 것은 8월 발생한 리라 폭락사태와 그에 따른 터키 정부의 강력한 부채·적자 감축 대책 덕이다.
터키 '위기' 후 흑자 행진…韓 등 외국 소비재기업 '울상'
리라 가치 하락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입이 급감했고, 터키 정부도 수입에 고삐를 죄는 정책을 9월부터 시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권 부채 축소 명분으로 적용한 '할부 제한' 조처로, 전자제품 등 각종 상품을 구입하거나 항공과 의료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할부기간을 최장 3∼12개월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조처로 1천리라(약 21만원)가 넘는 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 각종 고가 소비재 판매가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해외 소비재 업체는 훨씬 큰 타격을 받았다.

터키의 최저임금이 월급 기준으로 2천리라(약 42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6천리라짜리 삼성전자 갤럭시 S9 플러스 스마트폰이나 1만2천리라 안팎의 애플 아이폰 X 기종은 평범한 터키 직장인이 6개월 할부 또는 약정으로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터키 '위기' 후 흑자 행진…韓 등 외국 소비재기업 '울상'
터키·중국 브랜드에 견줘 고가인 애플과 삼성은 이 조처가 시행된 후 매출이 30∼40% 이상 추락했을 것으로 현지 업계 소식통은 추정했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할부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면서 "그것이 한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차별적인 조처가 아니어서 문제를 제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