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반텐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유화단지 조성 기공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함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토마스 트리카시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청장, 신 회장,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 부회장.  /롯데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반텐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유화단지 조성 기공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함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토마스 트리카시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청장, 신 회장,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 부회장. /롯데 제공
롯데그룹이 4조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화학단지 건설을 시작한다. 작년 2월 공장 부지 사용권을 확보한 지 1년10개월 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경영에 복귀한 뒤 롯데는 속속 대규모 해외 투자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롯데는 7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반텐주에서 열린 롯데케미칼타이탄 유화단지 기공식에 신 회장이 참석했다고 발표했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산업부 장관,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 비즈니스유닛(BU)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기공식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와 인도네시아가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카르타 인근 반텐주의 약 47만㎡ 부지에 조성되는 유화단지는 기본 설계를 마친 상태로, 202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인 납사크래커(NCC) 공장과 휘발유 등 석유 완제품을 생산하는 하류 부문 공장이 지어질 예정이다.

롯데는 해외 진출 국가 중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2010년 1조5000억원에 롯데케미칼타이탄을 인수했다. 7년 만인 지난해 기업 가치를 2.5배 높여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했을 정도로 큰 성과를 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매출 1조8922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의 실적을 냈다. 신 회장은 한·인도네시아 동반자협의회 경제계 의장으로, 양국 경제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이 지난 2월 구속 수감된 뒤 롯데의 인도네시아 추가 투자 계획이 잠시 주춤했지만 신 회장 경영 복귀 후 글로벌 투자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이번 기공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투자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롯데첨단소재는 이 지역에서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기업 인수와 신규 공장 투자를 검토 중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롯데시네마 1호점을 열었다. 롯데자산개발은 인도네시아 부동산 개발 및 사회기반시설 확충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와 함께 동남아 사업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 방문 직전 베트남에 들러 롯데의 주요 사업장을 둘러봤다. 호찌민에선 1조2000억원을 투입해 10만㎡ 규모 단지에 백화점과 쇼핑몰, 오피스, 호텔, 주거단지 등을 짓는 사업 ‘에코스마트시티’ 현장도 다녀왔다. 베트남에는 제과, 백화점, 마트, 지알에스, 시네마, 자산개발, 호텔 등 16개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는 베트남에 지금까지 약 2조원을 투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