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우의 부루마블] 40조 시장 '콘솔'로 눈 돌리는 게임업계
콘솔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콘솔 게임기 시장은 2800억원 규모(올해 추정치)로 글로벌 시장(약 40조원)의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불안정성에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콘솔게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콘솔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해 대성공을 거둔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좋은 사례다.

콘솔게임은 TV에 연결해 이용하는 비디오게임을 말한다. 컨트롤러(조작기)를 통해 게임 속 캐릭터를 움직이고 즐길 수 있다.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의 '스위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업체들이 콘솔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PC온라인·모바일게임의 성장세가 잦아들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플랫폼 다변화에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콘솔게임은 북미, 유럽, 일본이 주요 시장이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Top 5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콘솔게임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콘솔게임은 2000년대 후반 이후 PC온라인·모바일게임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유명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신작과 완성도 높은 VR(가상현실) 게임이 등장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누적 판매량은 5억대가 넘을 정도다. 2016년 말 출시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프로 역시 2년간 5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콘솔게임은 게임성을 인정 받는 하나의 관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소니·닌텐도·MS 등 게임기 제조사들은 모든 게임 타이틀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최적화하다 보니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게임성과 완성도와 높다. 또 초대작으로 평가받는 '레드레드리뎀션 2', '갓오브워'과 같은 게임들이 콘솔으로만 출시되면서 희소성도 높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서 실행되는 PC온라인·모바일게임과 달리 전적으로 게임에 최적화된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만큼 자신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게임의 완성은 콘솔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콘솔게임은 게임기와 함께 각각의 게임을 별도로 구입하는 형태를 활용하기 때문에 과금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PC온라인·모바일게임의 부분 유료화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상황에서 팩 형태 또는 월정액·다운로드 방식이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물론 콘솔 확장팩 내에서 다운로드 콘텐츠에 과금을 적용하는 방식(DLC)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모바일게임의 확률형 아이템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콘솔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넷마블이 가장 적극적인데 방준혁 의장이 직접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작을 PC와 콘솔로 동시에 개발하는 플랫폼 크로스오버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넥슨은 다양성 실험의 일환으로 콘솔 격투 게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펄어비스, 라인게임즈, 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들도 마찬가지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의 경우에는 이미 엑스박스 이식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콘솔게임이 우수인력 확보와 수출 다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견 게임사 간부는 "콘솔게임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며 "국내 업체들의 콘솔게임 진출은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잡기 위한 도전이자 시도"라 평가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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