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우의 부루마블] 욕설·혐오·갈등·고발…'매너가 게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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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욕설·폭언·비하 문제
남혐·여혐 등 성대결 고조되는 양상
"이용자 자정의지 가장 중요해"
남혐·여혐 등 성대결 고조되는 양상
"이용자 자정의지 가장 중요해"
"저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콘솔게임만 합니다. 게임하는 이유가 스트레스 풀려고 하는 건데, 다른 사람들이 욕하는 것 때문에 더 스트레스 받더라구요. 그래서 혼자서 조용히 합니다."(30대 직장인 A씨)
"아이가 즐겨보는 게임 유투브 채널을 잠시 본 적이 있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성적 발언은 물론이고 욕설이 만연하더라구요.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였어요."(40대 주부 B씨)
게임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게임은 소통의 매개체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욕설과 폭언, 비하와 모욕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익명에 가려져 무책임한 말들이 오가며 스트레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욕설, 폭언 등으로 인한 고발건수는 매년 100여 건을 넘고 있다. 대부분이 명예훼손, 모욕에 해당하는 분쟁으로 10% 가량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
욕설, 폭언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싸움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찾아내 폭행하는 경우도 있다. 상당수가 우발적인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아이템 사기와 관련해 계획적으로 일어난 범죄도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캐릭터 또는 아이디를 자신과 동일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별 의미 없이 캐릭터나 아이디를 향해 욕설을 했을 수 있지만 해당 캐릭터와 아이디 사용자는 자신을 향한 욕설로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 게임 아이디를 지목한 욕설이 명예훼손죄로 벌금형을 받은 판례도 있다. 피고인측은 아이디와 사용자를 분리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300만원의 벌금을 내렸다.
최근에는 남성·여성혐오 등 성대결이 게임 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9월 온라임게임 내 성희롱 처벌을 위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수역 폭행사건, 안양 분식점 남성 비하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게임 내 성별 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게임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욕설과 폭언 등을 필터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특정 단어에 대한 금지와 AI(인공지능)를 통한 필터링 기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가 계속되자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 강화 주장과 동일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욕설 필터링을 강화하고 제재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방치한 게임업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업체에 책임을 지우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악성 댓글에 대한 책임을 언론사와 포털에 지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반응이다. 더욱이 딥러닝(기계학습)을 통한 욕설 탐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중견 게임사 간부는 "게임 내 욕설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제재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용자들의 자정의지다.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아이가 즐겨보는 게임 유투브 채널을 잠시 본 적이 있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성적 발언은 물론이고 욕설이 만연하더라구요.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였어요."(40대 주부 B씨)
게임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대표적인 여가 활동이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면서 게임은 소통의 매개체이자 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욕설과 폭언, 비하와 모욕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익명에 가려져 무책임한 말들이 오가며 스트레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욕설, 폭언 등으로 인한 고발건수는 매년 100여 건을 넘고 있다. 대부분이 명예훼손, 모욕에 해당하는 분쟁으로 10% 가량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
욕설, 폭언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싸움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찾아내 폭행하는 경우도 있다. 상당수가 우발적인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아이템 사기와 관련해 계획적으로 일어난 범죄도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 캐릭터 또는 아이디를 자신과 동일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별 의미 없이 캐릭터나 아이디를 향해 욕설을 했을 수 있지만 해당 캐릭터와 아이디 사용자는 자신을 향한 욕설로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 게임 아이디를 지목한 욕설이 명예훼손죄로 벌금형을 받은 판례도 있다. 피고인측은 아이디와 사용자를 분리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300만원의 벌금을 내렸다.
최근에는 남성·여성혐오 등 성대결이 게임 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9월 온라임게임 내 성희롱 처벌을 위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수역 폭행사건, 안양 분식점 남성 비하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게임 내 성별 갈등은 고조되는 분위기다.
게임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욕설과 폭언 등을 필터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특정 단어에 대한 금지와 AI(인공지능)를 통한 필터링 기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가 계속되자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 강화 주장과 동일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욕설 필터링을 강화하고 제재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방치한 게임업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업체에 책임을 지우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악성 댓글에 대한 책임을 언론사와 포털에 지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반응이다. 더욱이 딥러닝(기계학습)을 통한 욕설 탐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중견 게임사 간부는 "게임 내 욕설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제재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용자들의 자정의지다.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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