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이 제주도에 들어선다. 보건복지부의 사업승인을 받은 지 2년 만이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막혀 표류하던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 논의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국인 전용 조건부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관리·감독하게 되며 조건부 개설 허가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면 허가를 취소할 방침이다.

중국 뤼디그룹이 778억원을 들여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지은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복지부의 사업승인을 받고 지난해 준공했지만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이 개설 허가를 반대해서다. 시민단체 요구로 구성된 공론화조사위원회가 지난 10월 개설 불허를 결정하면서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가 과제인 경제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개설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