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럭키박스 대표가 지난달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케이펫페어’에서 반려동물의 털을 말리는 아이디어 제품 ‘드라이 한방’을 소개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박재현 럭키박스 대표가 지난달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케이펫페어’에서 반려동물의 털을 말리는 아이디어 제품 ‘드라이 한방’을 소개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반려견 반려묘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도망가려는 반려동물을 붙잡아 털을 말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반려묘를 키우는 박재현 럭키박스(브랜드명 펫팸월드) 대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외출 준비를 하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급하게 헤어드라이어에 끼워 양말을 말리던 중이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옷을 만들어 헤어드라이어를 끼운 뒤 따뜻한 바람으로 털을 말리면 어떨까.”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해 1월 출시한 제품이 반려동물 털 말리는 재킷 ‘드라이 한방’이다. 10개월간 1만 개가 팔렸다.

“드라이룸 단점 보완…가격도 싸”

반려동물 털 말리는 옷…"헤어드라이어로 양말 말리다 아이디어 얻었죠"
반려동물 털을 말리기 위해 최근 나온 제품으로 드라이룸이 있다. 기기 내부 사방에서 따뜻한 바람이 나와 털을 말려준다. 드라이룸은 수십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 또 반려동물이 눈 코 등에 바람을 맞아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이유로 기기 안으로 잘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드라이 한방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라고 박 대표는 소개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재킷을 펼쳐서 반려동물을 앉히고 머리 몸통 순서로 여민다. 헤어드라이어를 끼우고 전원을 켜면 된다. 처음에는 반려동물이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놀랄 수 있다. “이때 살짝 안아서 달래주면 좋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드라이어 바람이 뜨거울 것 같다’는 우려에 그는 “바람이 직접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옆쪽으로 들어가 뒤쪽 구멍에서 찬 공기와 만나기 때문에 내부 온도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여기저기 뚫린 구멍으로 습기가 배출된다. 목욕 후 노곤함과 따뜻한 바람 때문에 3~4분이면 잠드는 반려동물이 많다”고 했다. 스르르 잠이 들 정도로 반려동물이 편안함을 느낀다는 얘기다. 10분이면 80%가량 건조된다. 가격은 반려동물 크기에 따라 3만9000~7만9000원이다. 그는 “드라이룸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드라이 한방은 접어서 보관할 수 있어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여행 시 휴대하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수출 추진”

드라이 한방은 오픈마켓과 홈쇼핑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 10월 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목표 달성액의 350%가 넘는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 자금으로 디자인을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 대표는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을 추진 중”이라며 “해외 특허와 디자인 상표 출원을 마쳤다”고 했다. 최근 드라이 한방을 수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일본 펫박람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럭키박스는 반려동물 목욕용품으로 ‘타올 한방’과 ‘털 한방’도 내놨다. 타올 한방은 반려동물 목욕 타월이다. 흡수력이 일반 타월의 7배에 이르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판매되는 반려동물 목욕용품을 벤치마킹해 개발한 제품이다.

박 대표는 군대 제대 후 20여 년간 자동차 인테리어 용품,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수차례 경험했다. 그는 “지하철 요금이 없을 정도로 힘든 적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믿는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반려동물 목욕용품 사업을 시작으로 반려동물 제품, 마케팅, 물류를 아우르는 펫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