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적자가 쌓이며 누적 결손금만 285억원에 이르는 코스닥 상장사가 있습니다.

아이엠텍이라는 회사인데, 이 곳은 대표이사가 바뀐 뒤 등기임원이 삼성전자만큼 많이 늘어났습니다.

개인의 돈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대표가 위장 취업을 제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이엠텍은 휴대폰 안테나 등을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최대주주이자 새로운 대표가 지난 3월 이 회사에 들어온 뒤 임직원 수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3분기 기준 이 회사의 직원 수는 200명 아래로 줄어들었지만 등기임원 수가 갑자기 11명으로 늘어납니다.

임직원 10만명이 넘는 삼성전자와 같은 수준으로 등기임원의 수를 늘린 겁니다.

대표와 함께 들어온 등기임원들의 면면들을 살펴봤습니다.

IT제조업체인 이 회사의 사내이사 가운데는 모 병원장이 있고, 같은 병원의 팀장이 아이엠텍의 사외이사로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부하직원이 자신의 상사가 사내이사로 있는 기업을 감시하는 사외이사가 되는 일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고, 당연히 상법상으로도 불법입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공시 기재 오류가 있었으며, 실제로는 공시와 달리 해당 사외이사가 병원을 그만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아이엠텍은 등기임원이 늘어나는 동안 적자가 지속돼, 분기보고서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억원도 남지 않은 데다 누적 결손금만 285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임직원이 200명도 안 되는 중소기업이, 그것도 계속해서 손실을 내며 직원들을 감원까지 한 기업이 왜 비상식적으로 많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자리에 앉혀야 했을까.

그런데 취재 도중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표가 `아이엠텍에 이름을 올려주고, 출근을 하지 않아도 월급을 주겠다`며 본인의 돈 관계를 해결하려 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00 / 제보자

"이 회사(아이엠텍)에 이름을 올려서 앞으로 월급을 받게 해주겠다. 연봉 5천 정도로 해서. 그정도로...(왜 연봉을 주겠다고 얘기한 걸까요. 대표와 돈 관계가 있습니까?) 네."

제보자의 휴대전화에는 정 대표가 아이엠텍 인수 공시를 내기 전부터 회사에 이력서를 내라고 했던 내용과 아이엠텍 기업 현황 자료를 보냈던 내용, 정기주주총회 이후 만나자며 제안을 한 내용 등이 남아있었습니다.

현재 대표를 제외한 아이엠텍의 등기임원들은 모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비상근인데다 역할은 `자문`으로 명시돼있습니다.

새로운 대표가 취임한 후 이 회사가 일곱 달 만에 이들 등기임원들에게 지급한 돈만 6억6천만원에 이릅니다.

코스닥 상장사가 개인을 위한 자금 융통 창구로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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