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숨가쁜 ‘비핵화 외교전’을 펼쳤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 핵 폐기 경험국 등을 차례로 만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과거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 경험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남아공이 보여준 지지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9~2020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남아공의 역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특히 남아공을 ‘북한의 좋은 모델’로 꼽았다. 1967년부터 핵 개발을 시작해 핵탄두 6기와 실전용 핵무기 1기를 보유하고 있던 남아공은 이를 폐기했고, 100차례가 넘는 핵사찰을 수용했다.

문 대통령은 “남아공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핵화 과정에 있는 북한에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하고 비핵화로 이끄는 데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역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네덜란드는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및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뤼터 총리에게 의장국으로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데 사의를 표하고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