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주머니 세 개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운용자산을 저축 주머니, 자산형성 주머니, 트레이딩 주머니로 나눠 관리해야 합니다.”

투자자 교육과 은퇴 자산관리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로 꼽히는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사진)는 ‘주머니론’을 강조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금융자산을 굴리려면 세 개의 주머니로 자산을 나눠 관리하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 가지 자산에 치우치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지나치게 세분화하면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세 개로 나누는 것이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체 재산의 50%를 ‘자산형성 주머니’, 30~40%를 ‘저축 주머니’, 10~20%를 ‘트레이딩 주머니’에 배분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산형성 주머니다. 미래 은퇴자금, 자녀 학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주머니다. 중위험·중수익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불려나가야 하는 자금을 뜻한다.

자산형성 주머니에 유효한 투자 수단은 매달 일정 금액을 넣어 목돈을 마련하는 적립식 펀드다. 적립하는 돈을 다시 한번 쪼개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 대표는 “젊은 직장인이라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60~70%를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에 넣고, 30~40%를 방어적인 채권이나 혼합형 펀드에 투자할 만하다”며 “반대로 50대는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쯤은 수익률을 확인하면서 자산 배분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가가 올라 주식형 펀드 투자 비중이 60%에서 70%로 늘어났다면 차익을 실현하고 그만큼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장기 투자,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많은 직장인이 가장 중요한 자산형성 주머니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저축 주머니엔 예기치 않은 사태를 위한 비상금 등을 넣어 관리한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도록 은행 예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이 원금 손실 걱정이 없는 저축상품에 넣어둬야 한다.

트레이딩 주머니는 투자와 투기 사이에 있는 ‘대박 주머니’라고 할 수 있다. 개별 주식 등을 사고팔아서 수익을 내는 주머니다. ‘잘되면 대박이고, 못 되면 쪽박’이라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만 10~20%를 배분할 것을 추천한다. 트레이딩 주머니는 꼭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한국 사람들은 자산 배분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했다가 고점에서 물린 뒤 주식이나 펀드를 아예 외면하는 악순환을 피하려면 처음부터 자금 목적을 분명히 하고 돈을 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