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의 '2호 외부 수혈'…김형남 한국타이어 부사장 영입
LG그룹이 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출신인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56·부사장·사진)을 영입한다. 이달 초 LG화학 신임 대표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영입한 데 이은 구광모 LG 회장의 두 번째 외부 수혈이다. 그룹 내에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다음주 정기인사를 앞두고 김 부사장 영입에 나섰다. 김 부사장이 한국타이어에 제출한 사표는 최근 수리됐고, LG그룹의 마지막 절차만 남겨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30여 년간 완성차 브랜드에서 근무한 ‘자동차 전문가’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83년 기아차 연구소에 입사해 르노삼성자동차연구소 중대형 수석엔지니어 등을 거쳤다. 연구 개발에서 벗어나 르노삼성자동차 구매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2013년 한국타이어 구매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 12월부터는 전공을 살려 연구개발본부장을 겸임했다.

김 부사장이 한국타이어와 르노삼성자동차에서 글로벌 구매부문장을 지내면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사업운영 노하우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장 사업으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문을 육성하고 있는 LG그룹으로선 정통파 구원투수를 영입하는 셈이다.

LG그룹은 LG전자 V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과 모터·인버터·컴프레서,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느 계열사로 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잇따라 외부인사 수혈에 나선 구 회장의 인사 키워드는 ‘개방’과 ‘혁신’으로 요약된다. 다른 산업 분야에 종사해 온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조직에 혁신 DNA를 심겠다는 구상이다.

고재연/박종관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