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9년 만에 10만원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올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실적과 내년 성장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4000원(3.94%) 하락한 9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이날 장 한 때 9만71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썼다. 종가기준으로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1월 30일 9만9000원 이후 처음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현대차를 각각 254억원, 403억원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지난 14일 이후, 기관은 지난 16일 이후 꾸준히 순매도 중이다.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우선 올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에서 4, 5공장 신규 설립과 함께 신차를 대거 투입했으나 판매 증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미국 시장에서는 소형 SUV인 코나와 신형 싼타페를 출시했는데 지난해 판매량이 낮았음에도 불구, 오히려 판매가 줄어들었다"고 올해 현대차 실적에 대해 평가했다.

내년 성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내수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해 말 종료될 경우 대기수요 실현에 따른 정체가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시 글로벌 신차수요 둔화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차의 내년 매출액이 올해 대비 2.9% 증가한 99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5.7% 늘어난 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재일 연구원은 "기저 효과로 인한 증익은 가능하지만 구조적인 수익 창출 능력의 개선으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회복이 절실한 상황으로 내년 하반기 GV80, G80 출시 시점이 매수 적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