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車·건설 암울…내년 성장동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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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2019 경기전망'
반도체 성장세 둔화 여파
ICT 수출 증가율 16→1.8%로
유화·기계산업도 후퇴 국면
"고부가가치·신산업 발굴 시급"
반도체 성장세 둔화 여파
ICT 수출 증가율 16→1.8%로
유화·기계산업도 후퇴 국면
"고부가가치·신산업 발굴 시급"
‘내년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이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8일 한국의 7개 주요 산업을 진단한 내년 경기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올해 성장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인 석유화학과 기계는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다. 자동차와 철강, 건설은 침체가 더 심해진다. 조선은 최악의 부진은 벗어나지만 경기는 여전히 ‘저점’ 수준에 머문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산업도 후퇴 국면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호황 업종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모든 주력산업이 일제히 둔화돼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추세면 내년 성장률이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2년(2.3%) 수준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일각의 전망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 올해가 끝”
반도체를 포함한 ICT산업 수출은 작년 21.6% 증가했고 올해도 16.0% 호조가 예상된다. 하지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은 올해가 끝’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중국 리스크로 인한 반도체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둔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평균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4% 줄었다. 2016년 9월(-0.3%) 후 첫 감소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데다 작년 호황을 이끌었던 ICT기업 데이터센터 납품이 줄어든 탓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서버용 D램 가격은 전월보다 평균 5.8% 하락했다.
ICT산업의 또 다른 축인 디스플레이 역시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연구원 예상이다. 결국 ICT산업 수출 증가율은 올해 16.0%에서 내년 1.8%로 크게 꺾이고 생산 증가율도 3.0%에서 1.5%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만 부진이 계속되는 휴대폰은 내년 ‘폴더블폰’ ‘5G(5세대) 스마트폰’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자동차 건설 등 회복 모멘텀 안 보여”
잘나가던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면 부진하던 업종이 치고 올라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도 엿보이지 않는다. 연구원은 건설, 자동차, 철강은 내년 부진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는 연간 생산량이 2017년 412만 대에서 올해 372만 대, 내년 365만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수요 둔화, 보호무역 기조 확대 등으로 산업 전반의 회복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건설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도 불안하다. 올해 들어 석유정제와 화학제품 모두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공장에 쌓이는 제품이 시장에 팔리는 제품보다 많다는 뜻이다. 원유 등의 초과 공급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도 우려된다. 이런 점 때문에 연구원은 내년 석유화학산업 경기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은 침체에서 회복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선 수준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산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투자 규제와 시장 진입장벽 완화, 신성장산업 발굴 등이 시급하다”며 “적극적인 대외 통상정책을 통해 글로벌 무역분쟁의 부작용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준/고경봉 기자 morandol@hankyung.com
현대경제연구원이 18일 한국의 7개 주요 산업을 진단한 내년 경기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올해 성장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인 석유화학과 기계는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다. 자동차와 철강, 건설은 침체가 더 심해진다. 조선은 최악의 부진은 벗어나지만 경기는 여전히 ‘저점’ 수준에 머문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산업도 후퇴 국면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호황 업종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모든 주력산업이 일제히 둔화돼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추세면 내년 성장률이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2년(2.3%) 수준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일각의 전망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 올해가 끝”
반도체를 포함한 ICT산업 수출은 작년 21.6% 증가했고 올해도 16.0% 호조가 예상된다. 하지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은 올해가 끝’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중국 리스크로 인한 반도체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둔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평균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4.4% 줄었다. 2016년 9월(-0.3%) 후 첫 감소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데다 작년 호황을 이끌었던 ICT기업 데이터센터 납품이 줄어든 탓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서버용 D램 가격은 전월보다 평균 5.8% 하락했다.
ICT산업의 또 다른 축인 디스플레이 역시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연구원 예상이다. 결국 ICT산업 수출 증가율은 올해 16.0%에서 내년 1.8%로 크게 꺾이고 생산 증가율도 3.0%에서 1.5%로 줄어들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만 부진이 계속되는 휴대폰은 내년 ‘폴더블폰’ ‘5G(5세대) 스마트폰’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자동차 건설 등 회복 모멘텀 안 보여”
잘나가던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면 부진하던 업종이 치고 올라와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도 엿보이지 않는다. 연구원은 건설, 자동차, 철강은 내년 부진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는 연간 생산량이 2017년 412만 대에서 올해 372만 대, 내년 365만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수요 둔화, 보호무역 기조 확대 등으로 산업 전반의 회복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건설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도 불안하다. 올해 들어 석유정제와 화학제품 모두 재고 증가율이 출하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공장에 쌓이는 제품이 시장에 팔리는 제품보다 많다는 뜻이다. 원유 등의 초과 공급으로 석유화학제품 가격 하락도 우려된다. 이런 점 때문에 연구원은 내년 석유화학산업 경기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은 침체에서 회복 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선 수준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산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투자 규제와 시장 진입장벽 완화, 신성장산업 발굴 등이 시급하다”며 “적극적인 대외 통상정책을 통해 글로벌 무역분쟁의 부작용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준/고경봉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