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독자제재를 받는 일부 선박이 미국 외 다른 나라 항구나 공해 상에서 여전히 운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선박 위치정보 서비스인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목록에 오른 선박 7척이 최근 미국 외 다른 나라 항구나 공해 상에서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적별로 북한과 러시아 선박이 각각 2척씩 총 4척이었고, 나머지 3척은 각각 중국, 벨리즈, 코모로스 국적 선박이다.

이 중 부산항에 입항했다가 한국 정부의 제재위반 혐의 조사를 받았던 러시아 국적 선박 세바스토폴호는 여전히 부산 앞바다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앞서 9월 말 선박 수리를 위해 입항한 세바스토폴호를 상대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를 조사했으나 지난달 2일 "결의 위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출항 보류 조처를 해제했다.

세바스토폴호는 출항 보류 조처가 해제된 뒤 부산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VOA 보도대로라면 한 달 넘게 부산 앞바다에 머무는 셈이다.

또 다른 러시아 선박인 패티잔호의 경우 16일 중국 저우산(舟山) 인근 앞바다를 운항하다 자취를 감췄는데, 당시 목적지를 '부산'으로 입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북한 선박들인 청운호, 고산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와 일본 후쿠오카(福岡) 인근 공해 상에서 확인됐으며, 나머지 선박들은 중국 및 필리핀 인근 바다에서 포착됐다고 VOA는 전했다.
VOA "美 독자제재 선박 7척, 외국서 운항…2차 제재 위험"
위치가 확인된 선박 7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닌 미 정부가 가한 독자제재 대상인 만큼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이 입항을 금지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 선박의 입항을 허가하면 '2차 제재'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