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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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60만명의 수험생 소비자를 잡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이들 10대 수험생은 최근 뷰티부터 패션까지 유통업계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어 대규모 할인을 통해서라도 이들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0대들을 겨냥한 국내 화장품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해 지난해 약 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10대 화장품 시장은 스킨케어 제품이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틴트, 파운데이션, 블러셔 등 색조 화장품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녹색건강연대가 지난달 전국 초·중·고등학생 4736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를 조사한 결과 색조 화장을 한 경험이 있는 초등학생은 24.2%, 중학생 52.1%, 고등학생 68.9%로 조사됐다. 그만큼 화장품을 쓰는 10대 소비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서하늘(18) 양은 "입술을 건강하게 보이게 만드는 '틴트' 같은 경우는 이미 중학생 때부터 사용해왔다"며 "수능시험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화장품 쇼핑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에뛰드하우스는 수능이 끝나는 이날부터 22일까지 그 동안 고생한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 대상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메이크업 라인 전 품목 30% 할인은 물론 에뛰드하우스의 베스트셀러 '수분 가득 콜라겐 라인'과 '순정 라인'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토니모리는 최근 트렌디한 라면으로 통하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협업해 '불타는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더페이스샵은 10대들을 겨냥해 저렴하지만 용량은 넉넉한 '핑거 코튼 틴트'를 선보였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수험생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라며 "에뛰드하우스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새내기를 준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란을 불러일으켰던 '롱패딩' 때문에 패션업체들도 분주하다. 이제 곧 추운 날씨로 접어드는데다 아직 롱패딩을 구매하지 않은 10대들을 잡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수능을 이틀 앞두고 물량이 한정돼 있는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기 위해 10대 수험생들이 백화점 앞에서 밤새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이지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1월은 전통적으로 업계 비수기지만 10대들 사이에서 여전히 롱패딩이 인기가 많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높인 제품들이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가성비를 높인 '심리스 다운 롱코트'를 내놓고 젊은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초슬림 특수 방품 필름을 삽입해 찬바람을 차단하면서도 가격은 19만9900원에 불과하다.

이랜드리테일은 'E경량패딩'에 이어 두 번째 겨울 기획상품 'E롱패딩'을 출시했다. 생산량만 15만장에 달한다. 수험생 소비자를 대비해 지난 7일부터 전국 이랜드리테일 유통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가격 역시 10만원대다.

이밖에 K2, 디스커버리, 노스페이스, 네파, 아이더 등 아웃도어 업체들도 최근 일제히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제2의 롱패딩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