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혹적인 아름다움’ 하면 떠오르는 배우 이영애 씨는 2006년부터 13년 동안 LG생활건강의 고급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의 모델로 활약해오고 있다. 13년 동안 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는 것은 화장품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이씨와 글로벌 전속 모델 재계약을 맺었다. 후의 성장과 함께해온 데다 후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기품 있는 모습, 우아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후’가 전달하려는 ‘왕후의 품격 있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배우”라는 게 LG생활건강 측의 설명이다. 또 한류 열풍으로 이씨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후’를 알게 되고 제품 구입으로까지 이어졌다. 후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스타마케팅이 큰 효과를 봤다는 얘기다.

특히 후의 대표 제품인 ‘비첩 자생 에센스’는 ‘이영애 에센스’로 유명해졌다.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이 제품은 후가 해외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선보이는 대표 제품으로, 후를 ‘K뷰티 대표주자’로 키우는 데 한몫했다.

이씨는 후의 모델로서 브랜드의 성과와 비전을 알리는 행사인 ‘후 궁중연향’, 국악 후원 행사인 ‘후 해금예찬’ 등 주요 행사에 참석했다. 소비자와 소통하고 후의 브랜드 철학, 가치, 기술력 등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달 7일에는 서울 창덕궁 대조전에서 LG생활건강 ‘후’와 문화재청이 함께하는 ‘왕실여성 문화지킴이 후원약정식’에도 참석했다. 한국 고유의 왕실 여성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자리였다. 곱게 한복 차림으로 등장한 이씨는 후 브랜드 모델로서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후는 ‘왕후의 궁중 문화’라는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 2013년 2037억원이던 후의 연매출은 이듬해 4310억원, 2015년엔 8081억원으로 두 배씩 급증했다. 2016년엔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1조2083억원)했다. 지난해엔 1조42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4540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후의 연매출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후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이씨의 역할이 컸다”며 “후는 제품력을 기반으로 잘 만들어진 브랜드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K뷰티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