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아세안 지역 출신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한국판 ‘풀브라이트(Fulbright)’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신(新)남방정책 가속화를 위해 인재 유입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청와대 경제보좌관)은 13일 싱가포르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세안 지역으로부터 유학생 급격히 늘고 있어 5년 전과 비해 4배나 늘었다”며 “아세안에서 오는 유학생을 지원하는 가칭 한국판 풀브라이트 제도를 만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제도는 미국 아칸소대학교 총장을 지낸 풀브라이트의 제안에 의해 만들어어진 장학 프로그램이다. 미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잉여농산물을 외국에 판매해 얻은 수입을 현지 국가에 적립해뒀다가 그 나라의 문화·교육의 교류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신남방정책 추진단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 출신 유학생은 지난 2014년 7580명에서 올해 3만2574명로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최근 5년 새 8배 이상 유학생이 늘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경제를 개발할 때 우리 교수나 대학원생들이 미국의 풀브라이트재단을 통해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며 “아세안의 유학생과 교수들에게 풍부한 장학금 혜택을 주면서 우리나라로 불러 교육하고 학위를 줘 돌려보내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유학생 가운데 23% 수준인 아세안 비중을 이 제도를 통해 40%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 가속화를 위해 5박 6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참석한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각 회의마다 신남방정책에 대한 것을 설명하고, 아세안 국가로부터 신남방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싱가포르=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