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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방만경영'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 허용, 시청권 침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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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9일 ‘방송광고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가상·간접광고(PPL) 시간도 늘리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방송 공공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시청률과 프로그램 선정성 경쟁을 자극할 수 있는 중간광고 등을 허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 시청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1민영(SBS)-다(多)공영 체제’인 지상파에 대해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시청권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 유료 방송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공영방송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국민 시청권을 제한하고 프로그램 선정성과 상업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민 다수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달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 60.9%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반대했다. 툭하면 ‘시청자 주권’을 말하는 방통위가 정작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결정을 놓고는 시청자 의사와 권리를 무시한 것은 자기모순이다.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광고료 감소로 인한 수입 감소를 타개하고 초고선명 방송 투자 등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방통위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11년 2조3754억원에서 2016년 1조6228억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재송신료 수입 등을 포함한 지상파 전체 방송 매출은 3조9145억원에서 3조9987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KBS와 MBC는 올 상반기 각각 441억원과 5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나란히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이는 광고료 등 수입 감소 때문이라기보다는 공영방송의 방만경영 탓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KBS의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비율은 60%에 이른다. MBC도 간부가 평사원의 두 배인 기형적인 인력구조다. 이런 기형적 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는 방송사는 세계에서도 드물다. 공영 방송사들이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없이 투자와 운영 비용을 시청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발상이다. 방통위가 방송 공공성을 높이고 시청자 권익을 보호한다면 중간광고 허용보다 지상파의 고강도 자구노력부터 요구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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