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의 3분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이 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은 원리금 비보장 상품이 순손실을 기록하며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제출했다.

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 등 주요 은행 6곳의 올해 3분기 IRP 원리금 보장상품과 비원리금 보장상품을 합친 평균 수익률은 1.11%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1.69%)보다 0.5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6개 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1.54%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30%의 평균 수익률로 그나마 선방했고, 국민·하나·농협·기업은행은 1.00~1.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0.94%로 평균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IRP 중에서도 특히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수익률이 급락했다. 6개 은행의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올 3분기 평균 수익률은 0.97%로 지난해 평균 수익률 6.27%에서 크게 고꾸라졌다.

NH농협은행이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률 평균값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NH농협은행의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6.49%에서 올 3분기 0.06% 순손실로 6.55%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수익률은 7.72%에서 1.69%로 6.03%포인트 내렸고, IBK기업은행은 6.36%에서 1.60%로 5.76%포인트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6.07%에서 1.23%로, KEB하나은행은 5.91%에서 0.8%로, 우리은행은 5.08%에서 0.58%로 떨어졌다.

이처럼 IRP 비원리금 보장상품의 수익률이 일제히 쓰러져 내린 까닭은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원리금 비보장형 IRP는 고객의 선택에 따라 펀드 비중을 결정한다. 펀드수익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상품의 수익률이 국내 주식시장과 궤를 같이하는 특성이 있다.

올해 코스피는 2470선에서 출발했지만 지난달 말 2000선이 붕괴되며 시장 참여자들을 공포에 빠트렸다. 이달 들어 2100선을 회복했지만 당분간 침체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수익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장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에 채권형 펀드 비중을 늘리거나,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위주의 펀드 등을 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