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적극적인 주주 친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계기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 지분 3%를 추가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일렉트릭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식 유동성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보통주를 보유한 기존 주주는 주식 수가 2배로 늘게 된다. 무상증자 신주 배정기준일은 이달 26일이며, 신주는 다음달 18일부터 상장돼 거래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신주 배정기준일 이후 현대일렉트릭 지분 3%를 124억원에 추가로 취득하기로 했다. 지분 매입이 끝나면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일렉트릭 지분은 37.6%까지 늘게 된다.

현대건설기계도 지난 2일 무상증자(982만4498주)와 자사주(59만2000주) 취득을 결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8월 지주사 체제 완성 당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지주사는 70% 이상, 자회사는 3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변압기 등 전력기기 생산 업체인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3분기 7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설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끝나는 내년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