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급 인사 7명이 다음주 경기도에서 열리는 국제학술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북 고위급 회담의 재개 시점과 맞물려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통일부와 경기도는 6일 “이종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7명이 이날 방남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용남 내각 부총리도 포함됐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오는 14~1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지난달 20~23일 아태평화위 초청으로 방북한 뒤 기자회견에서 “최고위급 인사를 포함한 7명의 북한 대표단이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태평화위는 북한에서 민간 외교와 대외 사업을 맡고 있다. 이종혁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나 남북한 국회회담 개최 추진을 논의했다.김성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김정은의 특사로 한국을 찾은 김여정을 수행했고, 5월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1차 미국 뉴욕 방문에도 동행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선 김정숙 여사를 수행했다.이종혁과 김성혜의 방문은 김정은의 서울 답방에 대비한 준비와 함께 앞으로 대북제재 완화 이후 남북 경협 및 민간 교류 확대 등을 논의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대외 분야를 담당하는 이종혁이 방문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방문 시점이 2차 미·북 고위급회담 직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북측이 앞으로 이어지는 미·북 협상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 중간선거 직후인 8일(현지시간)과 9일 북한, 중국과 각각 연쇄 고위급 회담을 한다. 미 국무부는 5일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8일 김영철을 만나기 위해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 4대 합의사항의 진전”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의 뉴욕 만남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9일 워싱턴DC에서 열릴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도 북한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선 폼페이오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 중국에선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웨이펑허 국방장관이 참석한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 중간선거 직후인 8일과 9일 북한, 중국과 각각 연쇄 고위급 회담을 한다. 이번 중간선거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인 만큼 선거 결과가 회담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에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 4대 합의사항의 진전”이라고 전했다.두 사람의 뉴욕 만남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선정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신고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빅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위급 회담이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열리는 이유는 미·북 양측의 계산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트럼프 정부로선 협상 결과가 선거에 미칠 파장을 차단하되, 일정은 선거 전에 발표해 유권자에게 대북정책 기대 효과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미·북 정상회담 추동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수십 년 동안 핵 문제를 다뤄오면서 미국 중간선거가 행정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며 “선거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에 맞춰 회담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9일 워싱턴DC에서 열릴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도 북한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회담에서 어떤 조건을 내놓을지에 따라 미·중의 대북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폼페이오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무장관, 중국에선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웨이펑허 국방장관이 참석한다.청와대는 미·북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중간선거 이후 조성되는 환경에 따라 새로운 접근법 속에서 북·미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 나온 ‘네 개의 기둥(four pillars)’이라는 대목에 집중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 개의 기둥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나오는 네 가지 합의사항을 뜻한다.김 대변인은 “네 가지 합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토론을 한다는 것인데, 첫 번째와 두 번째 합의 내용인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대해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정부는 이달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고위급 회담 후 한미 간 북핵 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김득환 외교부 부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간에는 북한·북핵 문제 관련해 아주 긴밀하게 소통하고 조율해 오고 있다"며 "이번 북미 협상 결과와 관련한 한미 간 협의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김 부대변인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의 방미 일정도 우리가 고려하고 있다"며 "본부장 방미 계기에 한미 워킹그룹(비핵화·대북제재·남북협력 관련) 구성과 출범 등에 있어서 상세히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이도훈 본부장은 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 논의 결과를 공유받고 후속 북핵 협상 전략을 조율하기 위해 이르면 내주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회동할 전망이다.김 부대변인은 미 국무부가 8일 북미 고위급 회담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가지 사안(새로운 북미관계 건설·평화체체 구축·한반도 비핵화·미군 유해 발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정착 등의 진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철도연결 공동조사 등 남북 경협 관련 대북제재 예외인정 문제에 대해선 "정부의 기본 입장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에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 간다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한미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김 부대변인은 또 "남북 철도연결 공동조사 및 착공식과 관련, 그간 미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