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 격화에 따른 성장 둔화로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중국 금융당국이 강력한 구두 개입에 나섰다. 달러당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던 위안화 가치 약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29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9% 내린 6.9377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을 내렸다는 건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평가절상했다는 뜻이다. 기준환율이 인하되면서 이날 홍콩 역외시장과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각각 6.94위안, 6.95위안대로 내려갔다.

지난주 기준환율이 4거래일 연속 올라가면서 위안화 환율은 중국 정부와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 선을 위협했다. 지난 26일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70위안까지 치솟아 작년 1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내시장에서도 장중 달러당 6.9862위안까지 뛰어 2008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 국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경쟁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무역전쟁 대응 수단으로 쓰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몇년 전 위안화 투기 세력과 시장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며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외화보유액이 충분하다. 변동성 국면에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정책 수단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