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입학신청·추첨·등록 가능, 사립 측은 '오프라인' 고수

유치원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개통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립유치원의 참여율이 낮아 부모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립유치원 참여저조 '처음학교로'…부모들은 부글부글
2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처음학교로 참여 의사를 밝힌 사립유치원은 전국 613곳(14.98%)이다.

부산은 사립유치원 298곳 중에 14곳(4.69%)이 참여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참여가 너무 낮아 처음학교로와 관련한 연수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며 "안내 공문도 발송해 오는 11월 1일 개통 전까지 참여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공인인증서로 접속만 하면 유치원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최대 3개 유치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정작 사립유치원은 이 시스템 참여를 거부한 채 오프라인 방식의 모집 절차를 고수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의 원아모집은 매년 10∼11월 이맘때에 일주일에서 한 달가량 진행된다.

유치원 측이 지정한 날짜에 열리는 설명회에 부모나 지인이 반드시 참석해야 지원서를 받을 수 있다.

설명회는 보통 1번 정도 열리며 소요 시간은 1시간가량이다.

일부 유치원은 2차례 이상 설명회를 열기도 하는데 두 번 모두 참석해야 지원서를 준다.

최근 설명회에 참석했던 주부 김모(29·여) 씨는 "유치원 홈페이지에도 있는 내용을 1시간 동안 듣고 왔다"며 "가장 관심이 갔던 유치원 시설을 둘러보는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평일과 주말을 막론하고 진행되는 원아모집 과정에서 대략 3번 정도는 부모나 지인이 유치원에 직접 가야 한다.

최근 부산의 한 유치원에 지원서를 냈던 직장인 강모(36) 씨는 "아직 등원도 안 했는데 부모를 세번이나 유치원에 직접 오게 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불만이 솟구쳐도 유치원이 '갑'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사돈에 팔촌까지' 유치원 앞에서 줄을 서는 일은 없어졌지만 부모들의 불편은 여전한 셈이다.
사립유치원 참여저조 '처음학교로'…부모들은 부글부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부산지회 관계자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는 처음학교로가 좋은 제도인 것은 맞다"면서도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학부모 부담금이 있어서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학교로에서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이 같이 경쟁하면 특정 유치원에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지금도 상당수의 소규모 사립유치원이 원아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