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서머타임제 폐지 제안 따라 마지막될 가능성

유럽 지역의 올해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28일 새벽(현지시간) 해제된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비롯해 파리, 베를린, 런던, 로마,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제네바, 스톡홀름 등 유럽지역은 현지시간 기준으로 28일 오전 3시를 기해 시침을 오전 2시로 한 시간 돌려놓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유럽 대륙 지역의 한국과의 시차는 서머타임 기간 7시간에서 다시 8시간으로, 영국과 포르투갈은 8시간에서 9시간으로 바뀐다.

유럽 지역의 서머타임은 매년 3월 마지막 일요일에 시작해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끝난다.
유럽, 28일 서머타임 해제…유럽대륙, 한국과 시차 8시간
특히 유럽 지역의 이번 서머타임 해제는 마지막이 될지 주목된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9월에 서머타임제 실시로 매년 두 차례씩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을 폐지할 것을 제안했고, 각 회원국은 내년 4월 이전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 EU에 통보해야 한다.

앞서 EU 집행위가 28개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올해 7, 8월에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460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압도적 다수인 84%가 매년 3월과 10월에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을 폐지하는 데 찬성했고 다수가 기준시간(윈터타임)보다 서머타임을 더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마지막주 일요일에 서머타임으로 시간대가 바뀐 뒤 그대로 새로운 기준시간으로 정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집행위의 여론조사 참가자가 EU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고, 참여자 460만 명 가운데 300만 명 이상이 독일인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일부 국가에 참가자가 치우친 것으로 드러나 여론조사의 형평성과 객관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또 일부 회원국들은 집행위의 제안에 서머타임을 유지하거나 폐기할 경우 장단점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결여돼 있고, 이를 결정하기 위해선 자국 내 여론조사와 이웃 국가와의 협의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4월 이전까지 결정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서머타임은 오는 11월 4일 해제된다.

서머타임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지난 1907년 영국의 건축업자인 윌리엄 윌렛의 '일광의 낭비'라는 보고서에서 시작됐고, 1916년 독일이 처음으로 제도화한 이후 1차 세계대전 때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미국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를 뒤이어 채택했다.

이어 2차 대전 이후 대부분 폐지했다가 지난 1970년대 1차 석유파동 때 일부 국가에서 재도입했다.

유럽에서 일괄적으로 서머타임제가 실시된 것은 지난 1996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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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