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음식점 ‘료리집 북향’을 선보이는 안세진 놀부 대표(왼쪽)와 이여영 월향 대표.
북한 음식점 ‘료리집 북향’을 선보이는 안세진 놀부 대표(왼쪽)와 이여영 월향 대표.
“가맹점들에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마진을 한 푼도 남기지 않겠습니다. 가맹점주가 돈을 못 벌면 가맹 본부도 돈을 못 버는 구조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서울 명동의 막걸리집인 월향에서 안세진 (주)놀부 대표가 25일 월향과 함께 ‘서울의 맛(Taste of Seoul)’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의 맛은 놀부와 전통주 전문점인 월향이 51 대 49로 지분을 투자해 지난 7월 설립됐다. 초기 자본금은 1000만원이며 곧 3억원 규모로 증자해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증자 시 지분율은 변동하지 않는다.

서울의 맛은 현재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을 골라 프랜차이즈화(化)하는 사업을 벌인다. 첫 프랜차이즈 사업은 북한 가정식 판매다. 브랜드 이름은 ‘료리집 북향’으로 정해졌다. 다음달 5일 인천 송도에 1호점을 내고 가맹점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주메뉴는 온면과 온반, 두부밥, 돼지앞다리찜 등이다. 온면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면을 쓴다.

놀부+월향 '프랜차이즈 3無' 실험
이여영 월향 대표는 “송도의 소비층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월향을 내려는 매장이 있어 송도에서 1호점을 열게 됐다”며 “서울 등에도 적극 진출하고 북한 요리 외에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맛은 기존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사업 구조를 취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구조적으로 상생이 가능한 모델을 고민하다가 가맹점주가 돈을 못 벌면 본사도 돈을 못 버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하면서 이익을 남기거나 본사 광고비를 가맹점주가 부담하게 하는 현 사업방식은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사업에선 본사가 고기와 채소, 육수, 양념, 젓가락 등을 가맹점에 공급하면서 마진을 붙여 이익을 남긴다. 이 대표는 “대개 30%가량의 마진을 남기는데, 육수 등은 60%의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넘기는 가맹 본사도 있다”고 했다. 서울의 맛은 이런 구조를 취하지 않고 모든 식자재 원가 등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서울의 맛은 가맹점주로부터 로열티를 받으면서 본사가 이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갖추기로 했다. 가맹점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본사가 받는 방식이다. 본사가 정한 기준 매출에 미달하면 로열티는 받지 않는다.

안 대표는 “미국 유럽 등에선 로열티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이는 가맹점주와 가맹점 본사가 한 배를 타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열티 방식은 본사가 무리하게 출점을 확대하거나 취약 상권에까지 가맹점을 열 요인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기준 매출과 로열티는 가맹점 규모나 위치를 고려해 정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기존 놀부 등에도 이런 방식을 점차 도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