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자영업자 부담 완화를 위해 다음달 6일부터 6개월간 휘발유 등에 붙는 유류세를 15% 인하하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L당 최대 123원, 경유는 최대 87원 인하될 전망이다.

정부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류세 15% 한시 인하안을 확정, 입법예고와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다음달 6일부터 내년 5월6일까지 6개월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는 것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유가 상승,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올 들어 L당 1500원을 돌파한 뒤 7월엔 1600원을 넘어섰다. 지난 19일 기준 1689원까지 올랐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에 따라 휘발유는 L당 1686원(10월 셋째주 전국 평균)에서 1563원으로 최대 123원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경유는 L당 1490원에서 1403원으로,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L당 934원에서 904원으로 각각 최대 87원, 30원 싸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일별 가격보고제도를 통해 주유소 등이 유류세 인하분을 적시에 반영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 유류세 인하에 따른 전체 부담 경감 효과는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유류세로 충당하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을 위한 재원은 교통시설특별회계 여유자금으로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각에선 국제 유가가 계속 올라 유류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부 기관의 대체적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고소득층의 휘발유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도 “역진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승용차 중 2500㏄ 미만이 84%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화물차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가 운행하는 1t 이하 트럭이 80%라는 점 등에서 취약계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