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의 대여를 전면 중단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공매도 규모가 컸던 종목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 중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반등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22일부터 주식대여를 중단함에 따라 실적이 좋은 종목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이 진행되며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를 위해 빌렸던(대차)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되사는 것을 말한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유지분율이 높은 종목 중 연중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고, 대차잔액(투자자들이 주식을 대여한 뒤 갚지 않은 물량) 비율이 높은 종목에 쇼트커버링이 몰릴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정보기술(IT) 업종 중 이 같은 조건의 종목은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라며 “이익추정치 상향 추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공매도 물량 증가로 비정상적 수급이 나타났던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와 LG디스플레이의 대차잔액 비율은 각각 23.5%, 13.9%(23일 기준)다. 삼성전기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467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35.9% 많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1401억원)은 발표 전 컨센서스(586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유통되는 주식 중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 등 주식을 빌려줬던 기관은 주주총회 의결권과 배당에 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연말 주주명부 폐쇄 전에 빌려줬던 주식을 상환할 것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대거 주식이 상환되면서 추가 공매도 압력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유통주식 수 대비 공매도 물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파라다이스(17.69%)다.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15.15%) 셀트리온(15.01%) 두산인프라코어(14.89%) 넷마블(13.89%) 순으로 나타났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