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위헌 주장이 오히려 위헌적"
"北은 헌법상 국가가 아니어서
北과 합의는 헌법에 적용 안돼
위헌 주장은 헌재 결정에 위배"
한국당, 권한쟁의심판 청구
"남북 합의, 국가 안위에 영향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요구로
국가간 관계 준한 법적행위 이뤄져"
김성태 "야권 공조로 대응"
◆野 “초헌법적 결정…야권 공조로 대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문 대통령의 초헌법적 결정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이를 위해 야권 공조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행 합의에 해당하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후속 합의인 평양선언의 비준 동의가 필요없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법이 제정되기 전에 시행령부터 내놓는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은 2007년 법제처가 10·4 선언은 선언적 합의란 이유로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 했고, 후속 총리 간 합의는 비준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정권이 교체되자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도 “평양선언은 대통령이 비준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도 나온다”며 “필요하다면 무효확인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합의서가 담고 있는 내용이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유발할 뿐 아니라 국가 안위에 중요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요구한 순간 이미 국가 간 관계에 준해서 법적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국가도 아닌 북한과의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는 조약이 아닌데 대통령이 비준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靑, “위헌이라는 주장이 위헌적 발상”
청와대는 이날 평양선언 및 군사합의서의 국회 동의 없는 비준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북한과의 합의는 헌법이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그 같은 주장 자체가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야당이 헌법 60조를 근거로 남북한 군사합의서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 위헌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법리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헌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북한과의 합의사항은 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헌법 60조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약의 요건으로 문서에 의한 국가 간 합의를 규정하고 있다”며 “(조약 체결의) 주체가 국가인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맺은 합의나 약속은 조약이 아니기에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을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남북관계발전법 3조 1항은 남한과 북한의 관계를 국가 간 관계가 아니라 ‘통일 지향 과정에서 잠정적인 특수관계’로 정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남북 간엔 조약 대신 남북합의서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관계발전법은 ‘재정적 부담과 입법사항’을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남북관계발전법 제정 이전에 체결된 남북합의서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명백하게 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대변인은 “헌재와 대법원 모두 남북합의서를 한민족 공동체 내부의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 간 합의로 봐 헌법상 조약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비준에 대해 헌법 60조를 근거로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례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성태/하헌형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