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는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친인척 채용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채용 비리"라고 강력 비판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있다면서 박 시장이 책임지고 의혹 해소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번 기회에 서울시 산하 공기업 전체에 대한 직원 친인척 조사, 채용비리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문제를 지난해부터 제기해온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전환 과정의 특혜 불공정 의혹은 이미 공사의 손을 떠났다. 지금부터 정직만이 답이라는 자세로 자료 제출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구의역 김군 사망 이후 진상 조사를 하고 그다음 무기직 직영화 추진이 시작됐는데 이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가 작년 국감 때 지적했다. 그런데 전·현직 임직원 중 친인척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응답이 매번 바뀌고 있다. 작년 11월에 의원실에 제출된 자료와 금년 5월 제출 자료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고 했는데 문정부 출범 이후 사회 곳곳에서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일이 벌어진다. 교통공사 직원의 채용비리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서울교통공사에 취직하기 위해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부하고 경쟁률이 70대 1을 넘는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서 노조 임직원 친인척이 정규직 전환된다면 공기업 들어가기 위해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 취준생은 어쩌냐"고 지적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사태의 책임은 박원순 시장에게 있다. 박 시장의 친노동, 친민주노총, 보궐선거의 공신자들에 대한 보상 등으로 인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여당 의원들은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의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방어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자체 조사보다 감사원 조사 요청한 것은 잘 선택한 결단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는 OECD에서 여러 차례 권고한 것이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상시적 지속적 업무 정규직화, 직장내 차별금지 관련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같은 당 강창일 의원은 "이 문제에 왜 온 나라가 시끄러워질 문제인지 모르겠다. 강원랜드와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강원랜드는 헌법기관인 국회의 비리 문제라 온 국민이 분노한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계속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하늘 아래 모든 일은 제 책임으로 생각한다. 교통공사 사내에 근무하는 가족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인데, 그 과정에 어떤 채용비리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산하기관 직원 채용은 공정하고 공평한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만약 비리가 있다면 큰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직접 감사를 할 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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