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국립암센터에서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산업단장(왼쪽)과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틸렉스 제공
지난 9월 국립암센터에서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산업단장(왼쪽)과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틸렉스 제공
바이오 벤처기업 유틸렉스(대표 권병세)가 국립암센터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항체치료제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18일 밝혔다.

유틸렉스가 연구하고 있는 항체치료제 'EU101'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항암신약 후보물질로 선정됐다.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전임상과 초기 임상까지 함께 연구하고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EU101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동자극 수용체 '4-1BB'를 자극해 자가 면역계가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을 활성화하는 면역항암제다. 현재 출시된 면역항암제인 여보이, 옵디보, 키트루다 등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내는 것과 달리 EU101은 T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낸다.

회사 관계자는 "이 원리를 이용해 단독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기존 제품과 병용해도 부작용 없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U101이 대상으로 하는 T세포 공동자극 수용체 4-1BB는 1989년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권병세 대표가 처음 발견했다. 수십 년간 연구한 끝에 면역항암제로 개발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동물실험 결과 4-1BB는 단독 요법으로 육종, 신경교종, 신장암, 피부암 등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다른 항암제와 병용하면 그 효과가 더 커졌다.

EU101은 인체에서 분리된 면역세포를 활용한 실험에서 경쟁 약물보다 뛰어난 세포 활성화 능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화 생쥐 실험에서도 암세포 사멸 효과가 탁월했다. 지난해 9월 중국화해제약과 첫 번째 적응증에 850만달러를 받고 적응증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300만달러를 받는 기술이젼 계약을 체결했다.

권병세 대표는 "유틸렉스는 세계적인 수준의 면역항암제 개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며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맺은 이번 협약은 EU101 임상 진입을 현실화하고 유틸렉스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환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장은 "면역항암제 개발 기술을 가진 유틸렉스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해 기쁘다"며 "긴밀히 협력해 EU101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2015년 설립된 유틸렉스는 지난 9월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인 자가 유래 암항원 특이적 T세포 치료제 '앱비앤티셀'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1/2상 임상 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내년 초 공모를 할 예정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