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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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 전망 눈높이를 또 다시 낮췄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7%로 석달 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 성장률도 2.7%로 0.1%포인트 내려잡았다.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9년 만에 최소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9%→2.7% 하향 조정

한은이 18일 발표한 '2018∼2019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 전망치인 2.9%에서 2.7%로 0.2%포인트로 하향 조정됐다.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2.7%로 떨어졌다.

한은은 올 7월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깎았다. 지난해 10월 올해 성장률을 2.9%로 제시한 한은은 올해 1월 3.0%로 올렸고, 4월에는 유지했다. 그러나 투자와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해지면서 2회 연속 전망치를 낮춰잡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금통위 후 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분기 실적이 반영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하향 조정됐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잠재성장률을 2.8∼2.9%로 발표한 상황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정부(기획재정부·2.9%)와 국제통화기금(IMF·2.8%)보다도 낮다. 현대경제연구원(2.8%), LG경제연구원(2.8%) 등 일부 민간 경제연구원과 비교해도 0.1%포인트 낮다.

한은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한국경제는 남유럽 재정위기 사태 당시인 2012년(2.3%)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5년과 2016년 2.8%를 기록했고,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3.1%를 기록한 바 있다.

◆ 설비투자·고용 부진에 '발목'…수출·소비는 '양호'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의 주 요인으로는 예상에 못 미친 설비투자와 고용 부진 등이 꼽혔다.

한은의 올해 연간 전망에서 설비투자는 -0.3%를 기록하며 7월 전망치인 1.2%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 하반기의 경우 -2.5%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과 반도체 초과 공급 우려 등으로 설비투자가 뚜렷한 조정 양상을 나타낸 점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건설투자도 공사물량 축소에 따른 조정에 연간으로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전망치(-0.5%) 대비 역성장폭이 커진 수치다.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도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내년에도 건설투자(-2.5%)가 여전히 감소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연간 설비투자는 2.5% 증가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수출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전망치와 비교해 민간소비(2.7%), 상품수출(3.5%)은 올해 연간 전망치가 유지됐다. 상품 수입은 3.0%에서 2.1%로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6%로 같았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50달러에서 7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내년 상품수출이 미중 무역분쟁과 주요국 성장세 약화 등으로 증가율이 올해(3.5%)보다 다소 낮은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1.9%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소비자물가가 월 0.2%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 전망치는 7월 전망치(18만명)의 절반 수준인 9만명으로 깎았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지표에서 예고된 바와 같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여파가 미친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 30만명이던 전망치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은은 내년에도 취업자수가 16만명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7월 전망치(24만명)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췄다. 정부의 일자리 및 소득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고용 상황이 점차 나아지겠으나 일부 업종의 업황부진과 구조조정을 고려하면 고용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 등 제조업 고용은 상황이 다소 완화되겠지만 서비스업 고용은 도소매·숙박음식업, 인력파견업 등을 중심으로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지난해는 세계 모든 국가의 경제가 동시에 좋아진 한 해였지만 올해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과 각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 불확실성 요소가 있었다"며 "국내 투자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눈높이 또 낮췄다…"올해 경제 2.7% 성장·취업자 9만명 증가"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