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비상대책위원회 16일 "사립유치원을 믿고 아이들을 맡겨준 학부모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날 수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은 이같이 말하고 입장문을 발표해 “이번 일을 계기로 한유총의 모든 회원들은 깊이 반성하면서 대한민국 유아교육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 사립유치원 원장 200여명도 함께 했다.

기자회견은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도를 넘고 있다고 밝혀 사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조기 수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의원은 국감장에서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이 예산을 개인 여행비 및 고급외제차 할부금 등 개인 쌈짓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한유총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회계 제도의 미비로 모든 사립유치원이 비리의 오명을 듣게됐다며 억물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국가에서 학부모 교육비 부담경감을 위해 지원하는 누리과정비는 사립유치원에 직접 지원돼 운영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법에 따라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되는 것으로 "교육부에 이를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하도록 수 차례 요청했으나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십여년간 사립유치원 운영에 맞지 않는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도 개정하도록 국가와 정치계 등에 건의했으나, 어떤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한유총은 이번 문제가 해결되도록 관계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사학기관재무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에 사립유치원도 가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사립유치원 실정에 맞게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가입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는 “사립유치원은 원아 모집 못하면 폐원해야 하는 등 모든 것을 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하지만 에듀파인 시스템은 사립 학교법인 중심의 시스템으로 근본적으로 사립유치원의 회계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비대위원장은 비리 오명으로 인한 사립유치원 휴원 계획에 대해서는 “안하고 싶다. 안해야 한다”며 “원비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 개정 등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교육부 등이 반영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