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 날개 단 만화 출판사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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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로열티 수입 급증
대원씨아이·학산문화사·서울미디어 몸값 2000억
만화출판 다시 好시절
온라인 웹툰시장 커지며
2010년대 초반까지 '쇠락'
웹툰 연재·저작권 적극 활용
디지털시대 새 활로 개척
실적 개선에 몸값 高高
대원, 기업가치 757억원
6년 만에 30배나 치솟아
학산 737억원·서울 450억원
카카오페이지서 투자유치
로열티 수입 급증
대원씨아이·학산문화사·서울미디어 몸값 2000억
만화출판 다시 好시절
온라인 웹툰시장 커지며
2010년대 초반까지 '쇠락'
웹툰 연재·저작권 적극 활용
디지털시대 새 활로 개척
실적 개선에 몸값 高高
대원, 기업가치 757억원
6년 만에 30배나 치솟아
학산 737억원·서울 450억원
카카오페이지서 투자유치
▶마켓인사이트 10월9일 오후 4시35분
만화 ‘슬램덩크’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 국내 최대 출판 만화업체 대원씨아이는 2012년 25억원에 코스닥시장 상장사 대원미디어에 팔렸다. 이 회사는 슬램덩크를 비롯해 ‘열혈강호’ ‘도라에몽’ 등 히트작을 연이어 내놨지만 출판 만화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었다. 그러나 대원씨아이의 현재 몸값은 750억원을 웃돈다. 6년 만에 가치가 30배가량 뛴 셈이다. 대원씨아이와 함께 국내 3대 만화 출판사로 불리는 서울미디어코믹스(옛 서울문화사)와 학산문화사도 재기에 성공했다. 지식재산권을 적극 활용해 웹툰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만화 출판사 르네상스 시대 열려
1989년 12월 서울미디어코믹스의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서 연재가 시작된 ‘드래곤볼’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래곤볼 단행본은 국내에서 100만 권 이상 팔렸다. 1992년 2월 대원씨아이의 ‘소년 챔프’에 연재된 슬램덩크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만화 출판사들은 인기작을 단행본으로 내놓는 사업 공식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내 출판 만화 판매부수는 2000년 4454만 권에서 2004년 2686만 권으로 크게 감소했다. 온라인 게임과 웹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출판 만화의 인기는 빠르게 식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져 종이를 만드는 펄프 수입 가격과 일본 만화의 저작권 가격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0년대 초반까지 계속 어려움을 겪던 만화 출판사들은 지식재산권을 앞세워 재기에 나섰다. 다음과 네이버에 웹툰을 연재하고, 전자책 서점 등에서 유료 소설서비스를 제공했다. 작품이 인기를 끌자 캐릭터 상품이 팔렸고, 드라마나 영화, 게임으로 제작되면서 저작권 수입이 늘었다. 대원씨아이는 만화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열혈강호,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신암행어사, 협객 붉은매), 영화(비천무, 비트) 등을 통해 수익을 냈다. 학산문화사는 ‘원피스’ ‘흑집사’ 등의 만화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매출을 늘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화는 생산 비용이 영화나 드라마보다 적게 들고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다”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신과함께’, 드라마 ‘미생’ 등이 흥행하면서 만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원씨아이는 대원미디어의 출판사업부가 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로, 2006년 바이오업체에 인수됐다가 2012년 다시 대원미디어 품으로 돌아왔다. 국내외 만화 8600권, 소설 600권가량의 판권을 보유 중이다. 학산문화사는 1995년 설립됐으며 만화잡지 ‘찬스’, ‘부킹’ 등을 비롯해 단행본 ‘헌터X헌터’ 등을 내놨다. 서울미디어코믹스는 지난 3월 만화잡지 ‘윙크’ ‘점프’ 등으로 유명한 서울문화사의 만화책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기업가치 ‘고공 행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3대 만화 출판사의 기업 가치는 대원씨아이 757억원, 학산문화사 737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 450억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페이지가 이들 회사 지분을 사들인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27일 대원씨아이 지분 19.80%를 대원미디어로부터 150억원에 인수했다. 학산문화사 지분 19.80%와 서울미디어코믹스 지분 22.22%도 각각 146억원과 100억원에 사들였다. 카카오페이지는 이번 투자로 이들 3대 만화 출판사 모두의 2대 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만화 출판사들의 몸값은 실적 개선 덕분에 높아지고 있다. 2009년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원씨아이는 지난해 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콘텐츠는 대가를 치르고 사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만화 지식재산권 수익이 급격히 불었다”고 말했다. 학산문화사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영업이익이 매년 2억~15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월 발간한 ‘2017 만화 산업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만화산업 매출은 9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지식재산권 수익이 만화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지도 이들 만화 출판사의 지식재산권 가치에 주목해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지가 운용하는 다음웹툰 서비스는 월 12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만화 ‘슬램덩크’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 국내 최대 출판 만화업체 대원씨아이는 2012년 25억원에 코스닥시장 상장사 대원미디어에 팔렸다. 이 회사는 슬램덩크를 비롯해 ‘열혈강호’ ‘도라에몽’ 등 히트작을 연이어 내놨지만 출판 만화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었다. 그러나 대원씨아이의 현재 몸값은 750억원을 웃돈다. 6년 만에 가치가 30배가량 뛴 셈이다. 대원씨아이와 함께 국내 3대 만화 출판사로 불리는 서울미디어코믹스(옛 서울문화사)와 학산문화사도 재기에 성공했다. 지식재산권을 적극 활용해 웹툰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만화 출판사 르네상스 시대 열려
1989년 12월 서울미디어코믹스의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에서 연재가 시작된 ‘드래곤볼’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래곤볼 단행본은 국내에서 100만 권 이상 팔렸다. 1992년 2월 대원씨아이의 ‘소년 챔프’에 연재된 슬램덩크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만화 출판사들은 인기작을 단행본으로 내놓는 사업 공식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내 출판 만화 판매부수는 2000년 4454만 권에서 2004년 2686만 권으로 크게 감소했다. 온라인 게임과 웹툰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출판 만화의 인기는 빠르게 식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져 종이를 만드는 펄프 수입 가격과 일본 만화의 저작권 가격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0년대 초반까지 계속 어려움을 겪던 만화 출판사들은 지식재산권을 앞세워 재기에 나섰다. 다음과 네이버에 웹툰을 연재하고, 전자책 서점 등에서 유료 소설서비스를 제공했다. 작품이 인기를 끌자 캐릭터 상품이 팔렸고, 드라마나 영화, 게임으로 제작되면서 저작권 수입이 늘었다. 대원씨아이는 만화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열혈강호,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신암행어사, 협객 붉은매), 영화(비천무, 비트) 등을 통해 수익을 냈다. 학산문화사는 ‘원피스’ ‘흑집사’ 등의 만화 캐릭터 상품을 출시해 매출을 늘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화는 생산 비용이 영화나 드라마보다 적게 들고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다”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신과함께’, 드라마 ‘미생’ 등이 흥행하면서 만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원씨아이는 대원미디어의 출판사업부가 법인으로 독립한 회사로, 2006년 바이오업체에 인수됐다가 2012년 다시 대원미디어 품으로 돌아왔다. 국내외 만화 8600권, 소설 600권가량의 판권을 보유 중이다. 학산문화사는 1995년 설립됐으며 만화잡지 ‘찬스’, ‘부킹’ 등을 비롯해 단행본 ‘헌터X헌터’ 등을 내놨다. 서울미디어코믹스는 지난 3월 만화잡지 ‘윙크’ ‘점프’ 등으로 유명한 서울문화사의 만화책 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기업가치 ‘고공 행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3대 만화 출판사의 기업 가치는 대원씨아이 757억원, 학산문화사 737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 450억원으로 추산된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페이지가 이들 회사 지분을 사들인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27일 대원씨아이 지분 19.80%를 대원미디어로부터 150억원에 인수했다. 학산문화사 지분 19.80%와 서울미디어코믹스 지분 22.22%도 각각 146억원과 100억원에 사들였다. 카카오페이지는 이번 투자로 이들 3대 만화 출판사 모두의 2대 주주 자리를 확보했다.
만화 출판사들의 몸값은 실적 개선 덕분에 높아지고 있다. 2009년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원씨아이는 지난해 3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대원씨아이 관계자는 “콘텐츠는 대가를 치르고 사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만화 지식재산권 수익이 급격히 불었다”고 말했다. 학산문화사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영업이익이 매년 2억~15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월 발간한 ‘2017 만화 산업백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만화산업 매출은 9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지식재산권 수익이 만화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지도 이들 만화 출판사의 지식재산권 가치에 주목해 지분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지가 운용하는 다음웹툰 서비스는 월 12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