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를 현금이 아닌 카드로 낸 규모가 8년 만에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납세자가 부담하는 카드 수수료만 연간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9일 국세청이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국세를 카드로 납부한 규모는 281만8000건, 20조976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 납부 제도가 시행된 2009년(26만8000건, 2246억원)과 비교하면 건수로 10.5배, 금액으로 93배 증가한 수치다.

납세자가 부담하는 ‘국세납부 대행 수수료’도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수수료율은 2010년까지 신용·체크카드 모두 1.5%였다가 올해 5월부터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로 낮아졌다. 자동차세나 취득·등록세 등 지방세 납부 때는 별도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국세 카드 수수료를 많이 부담하고 있다”며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카드 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