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례 없는 호황을 지속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5%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금리 급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인 3.7%까지 떨어지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고용 현황 잠정 통계자료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전달 대비 0.2%포인트 낮아진 3.7%로 집계됐다. 베트남 전쟁 특수가 한창이던 1969년 이후 48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이 미 중앙은행(Fed)이 추정하는 완전고용 상태에 진입하면서 일자리 증가세는 오히려 둔해졌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13만4000개 늘어 전달(27만 개 증가)에 비해 증가세가 약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캐롤라이나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 대비 0.3% 올랐다. 작년 동기보다는 2.8% 증가했다. 근로자 임금은 지난 8월에도 전달 대비 0.3% 오르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업률 발표 이후 채권 금리는 급상승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장중 연 3.233%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연 3.401%를 나타냈다.

미국 월가에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CNN방송에서 “국채 30년물 금리가 수년간 이어진 저항선인 연 3.25%를 이틀 연속 웃돌 경우 판도가 바뀔 수 있다”며 “채권금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이미 사흘 연속으로 연 3.25%를 웃돌았다. 건들락은 이 경우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5%까지, 30년물 금리는 연 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국채 수익률 상승은 모기지 금리 급등과 주택시장 둔화로 이어지고, GM과 포드 등 자동차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