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바리톤 김성길(왼쪽)과 이응광.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바리톤 김성길(왼쪽)과 이응광.
바리톤 김성길(77)과 이응광(37)이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0세 나이 차를 뛰어넘는 사제(師弟) 간 하모니를 선사한다. 바리톤 듀오 공연은 흔치 않아 눈길을 끈다.

한국 성악계 선구자와 그 뒤를 잇는 성악가가 만들 무대의 부제는 ‘유스 앤드 러브(Youth & Love)’. ‘젊음’으로 대변되는 이응광의 열정과 이를 바라보는 스승 김성길의 진심어린 ‘애정’을 음악으로 채워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성길은 서울대 음대와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메트로폴리탄(1970), 볼티모어(1971), 리더크란츠(1972), 영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1972) 등의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대 음대 교수와 국립오페라단 단원 등으로 일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고령임에도 끊임없이 무대에 서며 유려한 발음(딕션)과 화려한 음악적 해석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김성길은 “여든 살에 가까워지니까 가사를 외우는 게 쉽지 않아 콘서트를 위해 매일 연습한다”면서 “그래도 소리만 더 잘 나오면 콘서트는 문제없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응광도 “은사님이자 성악계 거목 선배님과 한 무대에 오르게 돼 영광이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콘서트”라고 말했다.

이응광은 서울대 음대 및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스위스 바젤오페라하우스 최초의 동양인 전속 주역 가수로서 입단해 ‘스위스의 보석’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주목받았다. 독일 알렉산더 지라르디,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스위스 에른스트 해플리거 국제성악콩쿠르에서도 모두 1위를 거머쥐었다.

두 사람은 1부에선 영미 가곡을, 2부에선 우리 근현대 가곡을 부를 예정이다. 김성길은 코플랜드의 대표 성악 작품집인 ‘올드 아메리칸 송즈’에서 발췌한 5곡과 미국 민요 ‘오 대니 보이(Oh Danny Boy)’, 한국 가곡 ‘대관령’ ‘사공의 노래’를 부른다. 이응광은 윌리엄스 ‘여행자의 노래’를 첫 곡으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한국 민요인 ‘그리움의 아리랑’을 부른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