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루평균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쏠림 현상이 더 심해져 이 같은 수출 호조가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없으면 수출 어쩌나…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이 505억8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8.2%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 감소는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4일 줄어든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 감소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25억9000만달러였다. 이전 최고 기록 24억9000만달러(2017년 10월)를 1억달러 경신했다. 추석 영향을 배제한 실질 수출은 좋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 수출의 고질적 문제인 반도체 쏠림이 더 심해졌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8.3% 증가했다.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24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다른 주력 업종은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동차 수출은 22.4% 줄었고 무선통신기기(-31.1%) 철강(-43.7%) 선박(-55.5%) 등의 감소폭도 컸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24.6%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반도체에 의존하는 셈이다. 반도체 의존율은 올 1월 19.7%였으나 7월 20.0%, 8월 22.5%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날 수출 관련 브리핑에 나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반도체 쏠림 현상을 의식한 듯 “품목과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가격’에 의존하는 수출 구조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9.6%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과 국제 유가 상승 덕분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물량 증가율은 같은 기간 -16.2%로 기록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등은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커서 가격에 기댄 수출은 불안 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9월의 수출 감소가 조업일수 탓이라고 하지만 올 들어 수출 증가율이 1분기 9.9%, 2분기 3.1%, 3분기 1.7% 등 하향세인 점은 분명하다”며 “경각심을 갖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