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오도된 언급"…공개기업 경영자 지위 박탈도 거론
머스크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진실과 타협한 적 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와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증권거래위, 머스크 고소… "상장폐지 트윗으로 투자자 속여"
보도에 따르면 증권거래위는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을 함으로써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한 고지를 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위는 머스크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공개시장에서 주식거래를 지휘하는 경영자로서의 권한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증권거래위원회가 매우 짧은 시간에 신속한 조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조처를 취한 것이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법적 조처가 머스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테슬라의 재정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나 폭락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법인도 추후 고소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증권거래위의 고소장에는 테슬라가 명시돼 있지 않다.

증권거래위 집행분과 국장인 스테파니 애버키언은 CNBC에 "공개기업의 CEO는 주주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중에는 투자자 대중에게 제공되는 언급의 정확성과 진실성에 대한 세심한 책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위는 CEO의 발언에 대한 책임이 기자회견이나 콘퍼런스 같은 공개적 자리가 아니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행해졌을 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거래위는 머스크의 트윗이 거짓된 정보로 투자자들을 속였고, 시장을 교란했다고 보고 사기 혐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 투자자들도 머스크가 상장폐지 트윗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

코넬대 로스쿨의 찰스 화이트헤드 교수는 CNN에 "머스크에 대한 혐의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내부거래나 주가조작 등의 중대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증권거래위의 고소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자신은 진실성에 관해 절대로 타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증권거래위의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은 나를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게 한다"면서 "나는 진실, 투명성의 관점에서 최선의 행동을 취해왔고 진실성은 내 인생의 가장 중대한 가치였다"고 말했다.
美증권거래위, 머스크 고소… "상장폐지 트윗으로 투자자 속여"
머스크는 지난 8월 8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taking Tesla private)하겠다면서 "자금이 확보돼 있다"(funding secured)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였다.

머스크의 '폭탄 트윗'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이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주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머스크는 3주 만에 비상장 전환 계획을 '없던 일'로 백지화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테슬라에 소환장을 보내 머스크의 트윗 관련 의혹을 조사해왔다.

증권거래위와 별도로 미 법무부도 독자적으로 머스크의 트윗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내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태국 동굴 소년 구조 과정에 참여한 영국인 잠수사를 '아동 강간범'으로 표현했다가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는 등 여러 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