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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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다스는 MB 것이 아니고, 뇌물 역시 받은 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내달 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제출한 139쪽 분량의 쟁점 요약 설명 자료를 27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자료에서 변호인단은 "30대에 현대건설 사장이 된 샐러리맨의 신화이자 유명 정치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다스 경영진으로부터 회사 경영 현황을 보고받은 것이 다스의 소유자임을 입증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일반적이라면 회사 사장의 동생이 임직원에게 보고를 받는다면 의혹의 여지가 있지만, 그 동생이 대통령이라면 회사 컨설팅을 맡길 소지가 충분하다"며 "이상은 회장 입장에서도 현대자동차를 상대하는 데 대통령을 내세울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 입장에서도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면 자부심이 더 컸을 것"이라며 "이런 특수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다스 임직원 사이에 '다스는 MB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검찰 조사에서도 추측성 진술이 다수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다스의 지분 상속을 위해 청계재단을 설립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터무니없는 모략"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이 비방 여론을 등에 업고 여론 재판을 하려고 이를 공소사실에 넣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계재단은 2010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35억여원, 연평균 4억4천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며 "이 정도 금액을 매년 기부하는 정치인은 (이명박)대통령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변호인단은 다스 자금 횡령은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와 김성우 전 대표 등이 주도한 것이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돈을 받고 인사 청탁을 들어준 것은 김희중 전 부속실장 등 청와대 행정관들로 보인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아들 이시형씨가 조카 이동형씨를 밀어내고 다스의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 역시 다스의 승계 작업이 아니라, 이동형씨의 비리가 들통나 좌천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