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미국·사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상금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약 1억1388만달러)에 이어 2위(약 8800만달러)를 기록 중인 ‘레전드’다. 쇼트 게임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그는 전체적으로 우즈만큼 ‘다이내믹’하진 못했어도 그린 주변에서만큼은 우즈보다 화려한 적이 많았다.

미컬슨은 한때 5개의 웨지를 캐디백에 꽂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규칙상 14개의 클럽을 들고 나올 수 있는데 미컬슨은 3분의 1 이상을 웨지로 채웠다는 이야기다. 웨지 샷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홀 100야드 밖보다 그린 주변에서 홀인을 노리는 아마추어도 웨지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스코어를 좌우한다.

웨지가 스코어 좌우… 로프트 차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
자신의 피칭웨지 로프트 확인부터

물론 아마추어는 미컬슨처럼 웨지를 5개 이상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일반 골프장이 PGA투어처럼 많은 트러블 샷을 요구하거나 억센 러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웨지를 고르는 데 있어서 로프트(샤프트의 중심에서 90도로 기준을 두었을 때 페이스 면과 생기는 각도)의 차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통상적으로 클럽 간 로프트 차이를 4도로 두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52도의 웨지를 사용한다면 그 다음 웨지는 56도를 고르는 식이다.

다만 자신의 피칭웨지 로프트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제조사별로 피칭웨지의 길이는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피칭웨지를 44도로 만드는 제조사의 클럽을 쓰고 54도와 58도의 웨지를 따로 구매했다면 클럽 간 로프트 차는 10도까지 난다. 일반적으로 4도 차이가 나는 클럽의 경우 10~15야드 거리 차이가 나지만, 로프트가 10도 이상 차이 나면 격차는 더 늘어난다. 만약 피칭웨지로 120야드를 친다면 54도로는 길어야 90야드를 보내고 결국 100야드 안팎의 샷은 감에 의존해 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너무 높은 로프트는 피해야

전문가들은 또 높은 숫자의 로프트를 가지고 있는 웨지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프로선수와 달리 아마추어는 클럽 페이스로 정확한 컨택을 하기 어렵다. 웨지의 경우 너무 각도가 높으면 토핑이나 섕크 등이 나올 확률이 증가한다.

‘웨지 명장’ 밥 보키는 방한했을 때 아마추어를 위한 웨지를 추천하며 “높은 각의 ‘로브 웨지’는 14개 골프 클럽 중 가장 어렵고 많은 연습량을 필요로 한다”며 “로프트 60도 이상의 웨지는 선수들도 쉽게 쓰지 못하는 클럽이기 때문에 56도 위로는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보키는 또 로프트만큼이나 정확한 바운스(bounce)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바운스는 클럽 헤드의 지면과 맞닿는 둥그런 부분을 뜻한다. 바운스 숫자가 높을수록 더 넓은 면적을 뜻한다. 면적이 넓으면 지면에 닿은 후 더 쉽게 클럽이 튀어오른다.

보키는 “다운 스윙이 가파를수록 높은 바운스를, 완만할수록 낮은 바운스를 고르는 것이 좋다”며 “잔디와 골퍼 개인의 성향을 고려해 웨지를 선택해야 하지만, 아마추어는 대부분 10 이상의 높은 바운스를 써야 한다”고 권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