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와 합동 군사훈련을 참관하는 등 미국을 겨냥한 양국간 군사협력 강화가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정(韓正)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상무부총리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중러간 투자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경제협력 또한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4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 담당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시 주석의 대표로서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방문해 옛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 합동 군사훈련인 '동방-2018'을 지켜봤다.
웨이 국무위원은 바이칼 호수 인근 자바이칼주(州)의 '추골 훈련장'에서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과 실사격 훈련과 열병식 등을 참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3일 동방경제포럼에서 시 주석과 만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 나기로 했다고 웨이 국무위원에게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동방-2018' 훈련에 중국군이 참여해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하면서 "중러 양군이 협력을 강화해 유라시아 지역 및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웨이 국무위원은 현재 중러 관계가 역사적으로 가장 좋다면서 "이번 군사훈련은 중러간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높은 수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양국이 이번 훈련을 통해 전략적 신뢰와 우의를 과시하고 지역 평화 및 안전을 함께 수호하겠다는 신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에는 러시아 중부군관구와 동부군관구 소속 부대들과 중국 군대 등에서 모두 2만5천여 명의 병력, 7천여 대의 각종 군사장비, 250대의 군용기 등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 양국의 경제협력 분위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16일 한정 상무부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해 제5차 중러 투자위원회 및 제15차 에너지 협력 위원회 회의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의 동방경제포럼에서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에 한 목소리를 낸 지 불과 며칠 만에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인 한정 상무부총리가 러시아를 찾는 것이다.
겅솽 대변인은 "현재 중러 관계가 역사상 최고 시기를 맞고 있으며 양국 정상이 연내 세 차례나 만나고 에너지 투자 등 각 분야 협력을 강화하며 공동 인식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한정 부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 등에서 투자 및 협력에 대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러 관계는 정상간 잦은 회동과 대규모 합동군사훈련, 투자협력 강화 등으로 사실상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압박이 심해질수록 중국과 러시아가 뭉칠 수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