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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는 '복지 포퓰리즘' 고질병… 자원 부국들 줄줄이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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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 신흥국 경제 위기 재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경제대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아르헨티나는 18년 만에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받기로 했다. IMF 구제 금융은 외화가 부족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나라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등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불어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적 반발에 부딪혀 제때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남미는 '복지 포퓰리즘' 고질병… 자원 부국들 줄줄이 추락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국가부도’ 위험 커져

    지난 6월 아르헨티나는 향후 3년간 총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엔 IMF에 구제금융의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대(對) 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용 곡물값 하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방만한 재정 운용이 위기를 부른 큰 요인이란 점을 자인한 것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여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강도 높은 대책도 내놨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으로 경제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은 나라다. 마크리 대통령의 전임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모든 학생에게 노트북을 무상 지급하고 연금 수급자를 36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리는 등 재정 부담을 키웠다. 제조업 등 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수입이 수출을 초과해 돈이 외국으로 계속 빠져나간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중 반발에 밀린 경제 개혁

    2015년 10월 대선에서 ‘친기업 친시장’을 표방하며 당선된 마크리 대통령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반(反) 시장 경제 정책을 개혁하는 데 주력했다. 전기요금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는 등 복지 지출도 줄였다. 하지만 그의 개혁 정책은 곧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지난해 말 50%가 넘었던 마크리 대통령 지지율은 올 들어 30%대로 내려앉았다.

    결국 마크리 대통령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동개혁 일정을 늦추고 물가 억제 목표도 완화했다. 개혁 후퇴에 실망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를 떠나기 시작했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60%까지 올렸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페소화 가치는 폭락을 거듭했다. 한 번 시작된 포퓰리즘 정책을 되돌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분석이다.

    대선 불확실성, 신흥시장 불안 등 국내외 악재 때문에 브라질 헤알화의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의 만성 재정적자도 자국 통화 가치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의 지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7.8%에 달했다.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연금개혁안의 연방의회 표결이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재정 부족으로 화폐량 늘려 물가 급등

    베네수엘라 역시 다르지 않다. IMF가 전망한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100만%에 달한다. 전시 수준이다. 1998년에 집권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높은 유가에 기대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등 복지정책을 대폭 채택했다.

    하지만 유가가 하락하자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석유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는 급속도로 무너졌다. 그럼에도 ‘차베스의 정치적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복지 정책을 밀어붙였다. 재정 부족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화폐량도 크게 늘렸다. 이것은 곧바로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시추시설 유지·보수 비용을 대기 어려워지면서 석유 생산량마저 급감했다.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만배럴에서 150만배럴 아래로 절반 이상 줄었다. 자원 부국이던 남미 국가들은 오랜 포퓰리즘 정책과 함께 추락하고 있다.

    ● NIE 포인트

    아르헨티나처럼 세입을 넘어서는 세출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하면서 ‘국가 부도’ 사태를 겪은 다른 사례를 알아보자. 복지 예산을 줄여 재정적자를 축소하려는 개혁이 왜 국가마다 거센 국민적 반발에 부딪히는지를 토론해보자.

    추가영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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